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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다나카의 스플리터, 왜 위협적인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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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마사히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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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가장 뜨거웠던 투수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26)다. 7년간 1억5500만 달러에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 등판한 6경기(42.2이닝) 성적은 4승 무패 51탈삼진 평균자책점 2.53. 피치 에프엑스(Pitch F/X) 데이터를 통해 승승장구의 원인을 분석했다.

스플리터, 투수·타자 모두에게 위협적
다나카가 빅리그 타자들을 제압하는 비결은 스플리터다. 2012년부터 2년간 그를 밀착 취재한 베이스볼 아메리카(BA)의 밴 배들러 기자와 MLB네트워크 애널리스트 알 라이터(49)는 시즌 전부터 “빅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과장이 아니었다. 다나카의 스플리터는 7일까지 피안타율 0.057 피OPS 0.255 삼진비율(K%) 61.1%를 기록하고 있다. 타자를 압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빅리그 타자들에게 공이 낯설고 ▲스플리터의 인플레이 된 타구의 안타확률(BABIP)이 0.083에 불과할 정도로 타구 운이 좋다. 낮은 BABIP의 원인을 찾으려면 구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지표로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비율(LD%)과 스윙스트라이크 비율(Sw Str%), 배트에 공을 맞힌 비율(Contact%) 등을 꼽을 수 있다. 타자들은 다나카의 스플리터에 LD% 7.7% Sw Str% 36.4% Contact % 42.9%를 기록했다.

속구와 스플리터의 구분이 어려워 가능한 수치다. 다나카의 스플리터 평균구속은 138.8km로 속구의 147.6km과 큰 차이가 없다. 더구나 공이 떨어지는 지점은 홈 플레이트 근처다. Pitch F/X 데이터를 제공하는 텍사스리거즈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다나카의 포심과 스플리터는 홈 플레이트 앞 4.6~6.1m지점까지 거의 같은 궤적으로 날아간다. 스플리터는 이후 90cm 정도 수직에 가까운 궤적으로 떨어진다. 타자들은 존을 벗어나는 이 공에 배트를 휘두른다. 존을 벗어난 곳에 스윙을 한 비율(O-Swing%)이 무려 62.2%다. 결국 스플리터의 낮은 Contact%(42.9%)는 배트로 존을 벗어난 공을 맞춘 비율(O-Contact%)이 낮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플리터는 맞더라도 장타로 많이 연결되지 않는다. 인필드플라이비율(IFFB%)은 33.3%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사용하는 빅리그 선발투수가 적다는 것이다. 스플리터는 악력을 떨어뜨리는 구종이다. 속구의 구속(Velocity)은 물론 상하움직임(Vertical Movement), 정교한 제구력(Command)이 모두 떨어질 수 있다. 한 경기에서 공 100개 이상을 던지는 선발투수에게 치명적이다. 실제로 스플리터를 잘 던지는 투수 가운데 시즌 내내 속구와 그것의 위력을 계속 유지한 사례는 거의 없다.
다나카 마사히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다나카 마사히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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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tch F/X 전신 격인 퀘스텍 시스템은 2002년 모든 홈구장에 설치됐다. 팬그래프닷컴은 그해부터 투수들의 구종가치(Pitch Value)를 공개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보면 속구와 스플리터의 위력을 모두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 수 있다. 댄 해런(34·로스엔젤레스 다저스)은 2002년 이후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잘 사용한 대표적인 투수다. 그 절정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뛴 2006년이다. 스플리터 구종가치 +22.5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속구의 구위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겪었다. 그해 속구의 구종가치는 -14.1이었다. 지난 12년(2002~2013) 동안 한 시즌 스플리터 구종가치 +10.0을 넘긴 사례는 22차례에 그친다. 투수 14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여기서 속구 구종가치 +20.0과 스플리터 구종가치 +10.0 이상을 동시에 선보인 경우는 네 번뿐이다. 그 중 세 번은 로저 클레멘스(52)가 기록했다. 휴스턴 에스트로스 유니폼을 입고 뛴 2004년(속구 +27.5, 스플리터 +14.0)과 2005년(속구 +32.5, 스플리터 +20.4), 2006년(속구 +22.1, 스플리터 +10.0)이다. 남은 기록의 주인은 커트 실링(48)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뛴 2002년 속구 +26.3, 스플리터 +12.9를 뽐냈다.

일반적으로 스플리터는 빠른 스피드를 동반한다. 그래서 분당회전수(Spin Rate)가 포심만큼 많이 걸린다. 이와쿠마 히사시(33·시애틀 매리너스)가 대표적인 선수다. 그의 스플리터 분당회전수는 평균 1582회로 포심의 1853회와 큰 차이가 없다. 구속도 다르지 않다. 스플리터는 평균 137km, 포심은 144.1km다. 그런데 다나카의 스플리터 분당회전수는 951회에 불과하다. 포심의 2051회보다 훨씬 적다. 그럼에도 스플리터의 평균 구속은 139.8km로 빠른 편이다. 회전수가 적은 스플리터는 일반적으로 낙차가 크고 구속이 떨어진다. 다나카가 예외인 이유는 무엇일까. 글쓴이는 세 가지 요인을 눈여겨본다. ▲속구그립과 큰 차이가 없는 그립 ▲실밥을 걸치는 위치 ▲빼어난 손목 활용이다. 다나카는 스플리터의 그립을 잡을 때 검지와 중지 사이 간격을 속구 때보다 넓게 잡는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우는 일반적인 스플리터 그립과 다르다. 대신 손가락에 실밥(Seam)이 최대한 적게 잡히도록 공을 움켜쥔다. 그리고 공을 던지면서 손목을 수직으로 강하게 채준다. 이 같은 노하우가 응축된 스플리터는 낙차가 큰 싱커에 가까운 궤적으로 타자 앞에서 떨어진다. 다나카는 “구속과 낙 폭의 조절을 엄지와 중지 사이 간격을 바꿔가며 조절한다”고 했다.

다나카의 스플리터 구종가치는 +5.0다. 리그 전체 1위다. 2위를 달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오른손 구원투수 진 마치(32·+4.7?17 이닝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3)를 근소하고 앞선다. 선발투수 가운데서는 샌프란시스코의 팀 허드슨(39·45.2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2.17)이 +1.1로 다나카의 뒤를 쫓는다. 다나카는 스플리터의 위력을 유지할 경우 구종가치 +22.8를 기록, 해런을 제치고 역대 1위에 오를 수 있다. 물론 시즌 초반이니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②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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