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은 어떤가. 프로야구 경기장에는 매 경기 관중이 1만명(21일 기준 경기당 1만2900명) 이상 모인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경기에 몰입하고 분위기가 들떠 있어 안전에 대해 소홀하기 십상이다.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재난상황이 벌어진다면? 예를 들어 화재가 났을 경우 1차 피해도 우려되지만 관중들이 출구 등 특정 공간으로 몰릴 경우 압사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야구장에는 대형사고 말고도 관중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 많다. 2012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야구장에서는 매년 448명 꼴로 부상자가 나온다. 이 중 90%는 파울 타구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갔다. 올해는 더 늘까봐 걱정스럽다.
여러 경기장이 올 시즌을 앞두고 새단장을 했다. 광주에는 새 야구장이 들어섰고, 잠실구장은 1ㆍ3루 쪽에 200명이 앉을 수 있는 '익사이팅존'을 만들었다. 익사이팅존에서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앞에 그물을 쳤지만 100% 안전한 곳은 아니다. 빠르고 강한 타구에 맞을 수 있다.
미국 스포츠경기장 설계업체에서 이사로 일하는 정성훈 씨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구단의 운영과 수익 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해야 하는 가치는 우리 모두의 안전과 생명"이라며 "한국의 야구장들은 비상상황 시 팬들의 피신과 안전에 대비한 고려가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귀담아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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