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아들 입양 후 마스터스 2승, 안시현은 두돌배기 딸 앞에서 선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더 강해진 책임감."
버바 왓슨(미국)의 78번째 마스터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두 살배기 아들 칼레브가 18번홀 그린으로 아장아장 걸어 들어왔다. 왓슨은 아들을 번쩍 안아 올린 뒤 아내 앤지와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칼레브가 바로 2012년 마스터스 직전 입양됐고, 왓슨에게 첫번째 그린재킷을 선물한 '행운의 메신저'다. 이른바 '아빠의 힘'이다. 최근 국내 무대에서는 안시현(30ㆍ골든블루)이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는 등 '엄마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안시현은 '강해진 엄마'의 표본이다. 2003년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을 제패해 LPGA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쥔 '원조 신데렐라'다. 뛰어난 외모 덕에 우승 당시 입었던 핑크색 니트와 모자까지 불티나게 팔려 '완판녀'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방송인 마르코와의 결혼으로 필드를 떠났다가 출산과 이혼 등 고난의 길을 걸었다.
두 돌이 된 딸 그레이스와 함께 이제는 '싱글맘'으로 필드에 돌아왔다. 지난해 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드전을 통과했고, 복귀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 서 그동안의 공백이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결국 준우승을 차지했다. 안시현은 "지난겨울 하루 종일 연습만 했다"면서 "(딸에게)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김형성(34ㆍ현대자동차)에게는 두 딸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해 일본서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랭킹 2위에 등극했다. 지난달에는 유럽과 아시아의 골프대항전 유라시아컵 대표팀에 발탁돼 절대 약세인 아시아가 유럽과 무승부를 이루는 데 일조했다. 김형성은 "늘 두 딸이 눈에 밟힌다"며 남다른 부성애를 과시했다. 자식 덕분에 한층 강해진 아빠, 엄마골퍼들의 투혼이 장외화제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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