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들 회식, 등산 모임 줄줄이 연기..."제발 구조 소식을 들을 수 있다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큰 고통과 슬픔에 빠졌다. 계속 늘어만 가는 사망자 수에 아예 TV를 보지 않게 됐다는 시민들도 다수다.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도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에 어찌할 줄을 모르는 등 많은 시민들이 세월호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온 국민이 세월호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중이다.
직장인 이경수(34) 씨는 "아무 일도 못하고 습관적으로 며칠째 뉴스만 보고 있는데,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느낀다"며 "어른들이 무조건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내가 그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안내방송을 듣고 가만히 구조되기를 바라고 있었을 것 같아서 희생된 학생들이 더 안타깝다. 지금도 그 캄캄하고 차가운 곳에 있을 학생들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마음과 답답함을 호소하는 네티즌들의 글도 SNS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아, 정말 미치겠다. 다음 세상에서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지 말기를...", "한 명이라도 구조된다면 마치 내 아들과 딸이 돌아온 것처럼 환호할 텐데..지금은 그저 눈물만", "실종자 가족들 생각하니 더 눈물이 나고 화가 치밀어오른다", "나도 모르게 세월호 소식에 무기력해지고 고통스럽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등의 글이 매 시간마다 수백건씩 쏟아지고 있다.
주말에도 평소보다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국민의 애도 분위기 속에서 가급적 웃고 즐기는 일을 삼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직장인 서 모(47) 씨는 "친구들과 주말 등산 모임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취소했다. 어린 학생들이 안 좋은 일을 당했는데, 지금은 만나서 떠들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각종 회식이나 모임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코레일 관광열차도 16일 사고 이후 4∼5월 예정된 6건이 줄줄이 취소됐다.
한 시민은 "기도만큼은 한 마음, 한 뜻으로 하고 싶다. 이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아이들이 어서 돌아오기를,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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