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천여객터미널 대합실에 모인 많은 승객들은 TV를 통해 관심있게 구조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 되거나, 사망자의 사연이 소개 될 때마다 대합실 여기저기에서는 "아이고", "저걸 어쩌면 좋대"와 같은 탄식이 쏟아졌다.
침몰한 세월호는 지난 15일 오후 9시께 인천여객터미널을 출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기대하던 수학여행에 떠나던 학생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민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동네 주민 정찬조(61)씨는 유난히 들떠있던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정씨는 "그 때 여기(인천여객터미널)서 제주도로 출발할 때 아이들은 유난히 신난 표정이었다"면서 "아이들에게 '아버지한테 용돈 얼마나 받았나' 라고 농담을 건넸더니 '우리 아버진 짜서 5000원 줬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던 게 생각 난다"고 씁쓸해 했다. 이어 그는 "1970년 남영호 사건 때 옆집 아저씨가 돌아가셨는데, 이번엔 학생들이 꼭 살아 돌아와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합실 입구에는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염원하는 작은 게시판이 설치됐다. '구조 될 때 까지 힘내세요', '우리 아들 딸 들아! 꼭 살아서 돌아와라' 등 실종자들에게 남기는 응원의 메시지가 게시판에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침몰한 세월호에는 환갑을 맞아 제주도로 떠난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을 포함한 36명의 인천시민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중 지금까지 구조가 확인된 인원은 이 중 20명이다. 그밖에 숨진 2명은 길병원ㆍ인하대병원에 각각 안치돼 있고, 나머지 14명은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