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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팔짱낀채 보낸 2시간, '세월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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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30분 배 정지 증언 있었는데 신고시간은 8시55분 왜?
-최초 신고자는 탑승객 가족…승무원들은 그동안 뭐했나
-출발 늦었다는데 지름길 항로 찾다 사고난 것 아닌가
-암초 아니라면 급선회 과정서 외방경사가 원인일수도
-침몰 때까지 시간적 여유 있었는데 왜 대피 못했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 침몰은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이후 발생한 초대형 해난 사고이다. 발 빠른 사고 대처와 원인분석이 이뤄져야 하지만 사고의 원인을 둘러싼 핵심 의문들은 풀리지 않고 있다.
◆배에 문제가 생긴 시간은?=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55분 제주관제센터에 "아, 저기 해경에 연락해주십시오.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갑니다"라고 신고했다. 승무원은 신고 후 5분도 안돼 "배가 많이 넘어가 움직일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식으로 신고하기 이전에 이미 심각한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기관실에 있었던 기관사는 8시30분께 '드르럭' 하는 소리가 난 뒤 배가 급격하게 기울었다고 증언했다. 제주해경은 오전 8시10분께 "오전 8시 입항 예정인 세월호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데다가 연락도 두절됐다"고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알렸다. 7시30분께 배가 정지한 것으로 보인다는 현지 어민의 증언도 있었다.

◆최초 신고자는 탑승객 가족=세월호 이상 징후를 최초로 신고한 주체는 탑승객의 가족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소방본부는 16일 오전 8시52분32초에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최초 신고를 받았다.
학생에게 연락을 받은 가족이 "배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전화를 했고, 전남소방본부는 이러한 내용을 1분28초 뒤인 오전 8시54분 목포해경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선사 측이나 승무원이 이상 징후가 발견된 직후에 바로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항로에서 이탈했나?=세월호가 출발이 늦어진 점을 고려해 지름길로 가려다 사고가 났다는 의혹도 있다. 해양수산부는 인천 제주간 항로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남쪽을 둘러 지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세월호는 항로보다 동쪽인 병풍도 북쪽을 지나가는 지름길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해진해운 측은 "세월호가 안전 항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양수산부도 "평소에 오가던 항로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침몰 원인은 암초일까?=사건 초기만 해도 세월호가 암초에 충돌해 좌초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쿵' 소리가 크게 난 것은 암초를 타고 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리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기상상태도 비교적 양호했고, 사고 현장에는 암초 지대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해도에 나오지 않는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도 있지만, 전혀 다른 원인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암초보다는 여객선을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외방경사'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선체가 회전하면 반대쪽으로 경사가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가 중심을 잃었고,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좌초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북한 소행설'까지 제기하는 등 의문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선체를 인양한 후에 조사를 해야 구체적인 침몰원인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침몰까지 2시간, 왜 대피 못했나=사고를 신고한 시점부터 선체 대부분이 가라앉은 때까지는 2시간 가까이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초기 대응이 적절했다면 보다 많은 인원을 구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지 말고 현재 위치에서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이 이어지면서 많은 승객이 탈출 기회를 놓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다리면 안전하다는 방송을 믿고 있었던 이들은 무방비로 사고를 당했고, 적극적으로 탈출을 모색한 이들은 구조됐다는 얘기다.

미숙한 초기대응으로 사태를 키운 것과 달리 선장 등 선원들은 사고 직후에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제대로 된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희생을 당한 셈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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