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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박근혜 정부 '안전한국' 민낯 드러나…재난 대응 총체적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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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정부가 16일 오전 발생한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과정에서 재난 대응에 총체적 부실을 노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꾸면서 까지 '안전'에 방점을 찍고 국정을 운영해왔지만, 결국 '탁상 행정'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사고 직후 잘못된 상황 인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해 사고를 더욱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밝힌 사고 대처 과정만 놓고 보면 크게 흠잡을 데는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이날 오전 8시58분께 세월호으로부터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신고가 목포해양경찰청 상황실에 접수되자마자 구조 당국은 즉시 헬기 16대와 선박 24척을 동원해 긴급 구조작업에 나서는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때 정부는 이번 사고가 '전원 무사 구조'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인식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묻는 기자에게 "현장 파고가 1~2m 가량으로 잔잔해 큰 사고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 사건 초기 구조 과정에서 총력을 다한 구조작업으로 이어지지 못해 더 많은 인명을 조기에 구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16일 10시20분 선체가 90% 이상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해경은 "인명 피해상황은 없으며 안개가 대부분 걷히고 있어 승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이 같은 낙관론은 불과 한 시간 뒤에 완전히 뒤집혔다.

정부는 사고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초기엔 20명 정도의 잠수 인력을 투입했지만 이후 최소 수백명이 배에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인력을 부랴부랴 크게 늘렸다.

이같은 정부의 인식은 "단 1명의 인명피해가 없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는 박 대통령의 '이례적인' 지시에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수십대와 많은 인원이 타고 가던 배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 1명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는 일은 확률이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책임자 격인 박 대통령 입에서 직접 "단 1명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라"는 말이 나온 것은 사고 초기 정부 당국으로부터 "별 일 없을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냐 것이다.
정부는 또 사고 발생 후 사고자 집계에서도 큰 혼선을 빚어 애타는 탑승객 가족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정부는 16일 오후 1시 구조자가 368명이라고 했다가 한 시간도 채 못돼 집계 오류 사실이 드러났으며 오후 4시30분 브리핑에선 160여명으로 200여명이나 급감했다. 탑승인원 조차 제대로 집계가 되지 않았다. 사고 초기 477명으로 알려졌지만,

해경은 사고 당일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전체 탑승인원이 459명이라고 정정했지만 그 후에도 이 숫자는 계속 바뀌었다. 사고자 통계가 틀린 것을 놓고 중대본과 해경 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볼썽사나운 일도 벌어졌다. 안행부는 구조 주체가 민간, 경찰, 군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혼란이 발생했다고 해명했지만, 사고 수습 능력에 총체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대해 한 안전전문가는 "현 정부 들어서 '안전한국'을 모토로 많은 정책들이 추진됐지만 실제 현장에서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 이번 사고로 여실히 드러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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