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世上)이란 말만큼 괴상한 말도 없다. 이게 무슨 뜻인가. 사람이 살고 있는 곳? 그렇다면 '저 세상'은 어떻게 된 것인가. 세상이 있다면 세하(世下)도 있어야 할 법 한데 그건 왜 없는가.
세(世)가 사람들을 가리킨다면, 왜 하필 사람들의 '위'를 가리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불렀을까. 분석하기 어려운 이 말 속에는, 인간이 삶과 존재를 인식하는 원형적인 비밀이 숨어있는 것 같다.
세(世)는 복수(複數)의 사람을 가리키거나 삶과 같은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을 가리키는 것 같다. 인간들이 딛고 있는 땅의 윗자리로 숨쉬는 공간이, 세상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세상은 어떻게 된 것인가. 여기엔 땅을 딛고 있는 공간이 없지 않은가. 예전의 개념으로 새로운 문명을 설명하려다 보니, 의미가 성기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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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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