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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호텔'로 숙박시설 과잉?…정부-시민단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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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김봉수 기자]일명 '학교 앞 호텔' 건립과 관련,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려는 정부에 맞서 시민사회와 정치권 일부가 공급 과잉론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 등은 정부가 거짓통계를 통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외래관광객 증가로 객실 부족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정부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다.

◇ 정부, 향후 숙박시설 절대 부족 = 먼저 정부는 매년 수도권 6000여실 등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만여실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은 2009년 781만7533명으로 2008년 대비 13.5%(689만841명) 증가한데 이어 2010년과 2011년에도 각각 12.5%(879만7658명), 11.3%(979만4796명) 늘었다. 2012년엔 13.7%(1114만28만)나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9% 늘어난 1210만명을 기록했다. 이어 오는 2016년 1430만 명, 2020년에는 지금보다 2배가 늘어난 2000만명에 이를 곳으로 전망한다.

2013년 12월말 현재 우리나라 총 관광숙박시설은 관광호텔 및 수상관광호텔, 가족호텔, 전통호텔, 호스텔 등 5개 호텔업 및 휴양 콘도미니엄을 포함, 총 966개 업체 12만1180실 규모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수도권 지역 숙박 수급을 분석한 결과 수요와 공급(부족분)이 각각 ▲ 2013년 4만1411실, 3만3602실(-7809실) ▲ 2014년 4만5199실, 3만8485실(-6715실) ▲ 2015년 4만9381실, 4만2244실(-7137실) ▲ 2016년 5만4005실, 4만6565실(- 5215실) ▲ 2017년 5만9127실, 4만5175실(-1만3952실)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문체부는 학교보건법 상 위해시설로 묶여 있는 땅을 풀기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개원 이후 2012년 10월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상임위원회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법안소위원회에서 1차로 논의가 논의된 다음 추가 논의가 멈춰 있다. 이에 문체부는 정화위에 심의 없이 100실 규모 이상, 유해시설 없는 관광호텔을 학교 인근 50m 밖에선 건립 가능하도록 3차 수정안을 제안해 놓고 있다.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최대 15개 호텔, 3000여실이 늘어날 전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이후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은 연평균 12% 가량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호텔 객실 수는 연평균 3.5% 내외로 저조한 편"이라며 "전국 기준으로 2010 ~2013년 12월까지 4년간 91개 호텔이 정화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투자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중 재추진 의사를 밝힌 호텔 41개로 약 2조원의 경제효과와 4만7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41개 중 1개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다.

◇ 시민사회 "절대 부족하지 않다" = 이와 달리 시민사회와 야당 등 정치권 일부는 정부가 특정기업에 특혜를 줄 것이라고 반발한다. 시민사회 등은 '학교 앞 호텔'을 허용하지 않고도 관광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최근 정세균 의원(새정치연합)이 지난 5년간 서울시교육청 관내 정화위에서 금지해제 판정, 즉 건축을 허가받은 관광호텔 158개를 분석한 결과 102개(64.6%)가 아직까지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특히 미착공 사업 102개 가운데 과반인 56개(54.9%)가 2012년 이전에 해제 결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서울에서 영업 중인 관광숙박업소는 모두 161개 (총 객실수 2만7000개)에 달한다. 정 의원은 최근 5년간 착공하지 않고 있는 사업장수 102개(최소객실수 1만3000개)만 제대로 지어져도서울지역 관광객 숙소는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세균 의원은 “2010년 이후 종로구청에 접수된 26개의 관광숙박업 사업계획이 100% 승인처리됐다”며 “(영등포 등) 일부 예외사례를 가지고 지자체가 불필요한 규제를 남발하는 것처럼 정부가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현 제도 하에서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호텔건립이 가능함에도 특정 기업의 민원해결을 위해 교육환경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및 서울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 서울 시내 호텔 객실 이용률은 78.9%에 그쳤다. 2012년 서울 시내 각종 호텔의 판매 가능 객실 수는 840만2784개(호텔객실수*연간 일수)로 이중 실제 판매된 객실 수는 662만8780개(이용률 78.9%)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최고의 여행 성수기로 가장 이용률이 높은 10월에도 84.2%, 가장 한가한 비수기인 1월에는 68.2%에 그쳤다.

서울 방문 외래 관광객 수는 2010년 536만1000명, 2011년 595만5000명(전년대비 11.1증가), 2012년 734만2000명(전년대비 23.3% 증가) 등 큰 폭으로 늘다가 2013년 들어선 762만9000명(전년대비 3.9%증가)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맞춰 호텔 객실 수도 2010년에는 138개, 2만3644실에서 2011년에는 148개, 2만5160실, 2012년에는 161개, 2만7156실, 2013년에는 192개, 3만0228개 등으로 급증했다. 2013년 말 기준 신규 사업 계획이 승인된 호텔이 모두 지어질 경우 서울 시내 호텔은 현재 192개에서 294개로 52.6%나 늘어나게 된다. 호텔 객실 수도 1만6543실이 늘어나 총 4만6771실에 이를 전망이다.

경실련은 "현재도 호텔 객실이 남아돌고 있고, 앞으로 추세를 볼 때 공급 과잉이 초래될 소지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호텔 부족이라는 거짓 통계까지 활용해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학교 주변 호텔 건립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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