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빅매물 story9]업계 2위 '득템 찬스'…위니아만도·대한전선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위니아만도, 중견사 유일한 냉장고 브랜드 보유
KG그룹과 지분매각 MOU 직후 직원 반발로 불발
대한전선, 레저ㆍ부동산개발에 눈 돌려 재무건전성 악화
부동산자산 채권보유 은행 반발로 일괄매각 가능성 높아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KG이니시스 본사 앞에 위니아만도 직원 수백명이 모여들었다. KG이니시스의 위니아만도 인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들의 시위는 매일같이 이어졌다. 이들은 제조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전자결제업체에 회사를 넘기는 것은 미래 성장성을 어둡게 해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지난 15년간 사모펀드 주인 아래서 쌓였던 불만들이 폭발한 측면도 있다.

위니아만도 생산직 및 관리직 직원 700여명은 지난 2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제품 생산을 포함한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KG이니시스는 지난 11일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위니아만도 인수를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KG이니시스는 "위니아만도의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 후 실사 등 인수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MOU 체결 직후 노조의 극심한 반대로 인수작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 하게 됐다"며 "기업의 구성원인 직원들이 반대하는 인수는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인수 의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의 원조격인 업체다. 김치냉장고시장에서 삼성전자ㆍLG전자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외에 에어컨 및 에어워셔 등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127억원으로 전년보다 2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7.5% 줄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위니아만도는 대형사를 제외하고 중견사 가운데 유일하게 냉장고 브랜드를 보유한 곳"이라며 "매각 이후 사업구조 재편과 임원 감축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변수"라고 내다봤다.

위니아만도는 과거 외환위기 시절 한라그룹이 부도를 내면서 만도기계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다. 당시 만도공조(현 위니아만도)를 UBS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이후 2005년 씨티벤처캐피털(CVC)이 UBS 등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던 위니아만도는 주인이 바뀌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2007~2008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2009년 생산직 300여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CVC는 2000년대 후반 수차례 매각을 추진하며 출구전략을 짰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번번이 거래가 무산됐다. CVC는 지난달 KG그룹 계열사인 KG이니시스와 위니아만도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직원들이 들고일어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CVC 측은 매각가격을 18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본보기 아이콘

매물시장에 나온 대한전선 은 업계 2위권 시장 지위를 보유한 업체라는 점에서 위니아만도와 닮았다. 주력 사업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업 외적인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

대한전선은 오너인 설윤석 전 사장이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지난해 말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채권단 출자전환을 통해 매물로 나왔다. 국내 전선업계에서 LS전선에 이어 2위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인 전선제조업에서 비교적 견조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업체 간 가격경쟁 심화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연결기준 2조51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2조529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198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 667억원에서 적자 규모가 3배 가량 커졌다. 고수익 제품인 초고압케이블의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반영으로 적자가 심화됐다.

채권단은 지난달 하나대투증권-JP모간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실사를 거쳐 상반기 중 매각 공고를 낼 방침이다. 재계 대표 우량 기업이었던 대한전선이 망가지기 시작한 건 전선사업부문에서 떨어진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레저ㆍ부동산개발 등에 눈을 돌리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차입금이 늘어나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설 전 사장은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커진 부실을 수습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상태였다.

원본보기 아이콘

채권단은 남부터미널 등 부동산자산을 '배드컴퍼니'로 분리해 비교적 우량한 전선부문만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부동산자산에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모든 자산을 묶어서 파는 일괄매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매각가격은 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6719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LS전선은 독과점 문제로 인해 발을 뺀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전선시장은 LS전선과 대한전선ㆍ가온전선 등 3사가 대부분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1ㆍ3위 업체가 모두 LS그룹 소속이다. 대한전선마저 LS로 넘어가면 국내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원본보기 아이콘

남은 후보군은 금호전기와 일진전기 등이다. 하지만 이들의 인수 여력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해외 업체 및 사모펀드(PEF)에 매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고유 사업영역(전선부문)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회사"라며 "다만 기타 비영업자산(건물ㆍ임대 등)에 대한 평가는 시장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도 "전선사업에만 집중하지 않은 점이 패인"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부실자산 정리작업이 속도를 내야 전반적인 부채가 줄어 시장에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M&A 특별취재팀 = 조영신·박민규·배경환·김철현·이윤재·이창환·임철영 기자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