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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대전 계족산 황톳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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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맥키스컴퍼니, 주차장 등 부족 들어 ‘잠정중단’ 발표…대덕구, 해명자료 내고 대화로 문제 풀어 행사 재개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12일 오후 3시부터 ‘숲속음악회’…새 단장으로 손님맞이준비 ‘끝’
3대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맥키스오페라단 공연은 ‘큰 인기’
대전에 있는 계족산 ‘숲속음악회’가 다시 상설운영 되고 ‘맨발 황톳길 걷기’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시민들은 물론 이 소식을 들은 관광객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계족산 황톳길을 만들고 색다른 술 문화를 이끄는 ㈜더맥키스컴퍼니(옛 선양 : 회장 조웅래)가 올해는 연기한다고 했던 그곳에서의 행사를 12일 오후 3시부터 다시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2014년 계족산 황톳길 숲속음악회’ 상설공연이 그것이다. 지난해엔 외국인 2000여명을 합쳐 3만 여명이 몰려 황톳길을 맨발로 가득 메웠다.
더맥키스컴퍼니가 지난 달 “올해 제9회 계족산 황톳길 맨발축제를 잠정중단 한다”고 밝힌 지 19일만이다.

2006년부터 열린 이 행사가 지구촌 유일의 이색축제로 자리 잡고 있음에도 올해는 열지 않겠다고 했다가 왜 다시 열리게 된 것일까.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더맥키스컴퍼니. 지난달 24일 수만 명의 방문객들을 받아들일 주차장, 화장실 등이 크게 부족해 늦출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대덕구는 전후사정을 제대로 모르고 일방으로 입장을 밝히는 건 잘못된 처사라며 맞받았다.

◆더맥키스컴퍼니, “시설부족 속 행사강행은 나쁜 이미지 줘”=더맥키스컴퍼니는 시설이 부족한 가운데 맨발축제를 강행하는 건 멀리서 온 참가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줄 우려가 있어 잠정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25~26일 일부 언론들이 “계족산 황톳길 이용에 큰 애로가 주차시설 부족임에도 아무 대안이 없다. 그나마 있는 갓길 주차시설을 인도로 써서 시민들 불편을 불러오는 건 탁상행정의 표본”이란 조웅래 더맥키스컴퍼니 회장 페이스북 게재내용 등을 인용·보도하자 사태가 더 커졌다.

특히 “누리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이해가 안 된다. (대덕구가) 시민들이 어느 것이 더 유익한지 파악 못하고 있다”는 조 회장의 견해가 전해지자 대덕구는 “뭔가 잘못 알고 있다”며 비상이 걸렸다.

◆대덕구, “탁상행정 운운하며 사실 호도하는 건 부적절”=대덕구는 곧바로 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대덕구는 “보행자 안전사고예방을 위해 국비를 확보, 보도공사를 지난 17일 착공했다”며 “더맥키스컴퍼니 임원이 지난 13일 찾아와 ‘황톳길 맨발축제’를 회사사정과 부대시설부족으로 열 수 없다고 통보해온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덕구는 이어 “조 회장 쪽이 이번 ‘계족산 황톳길 맨발축제’ 행사보류가 보도조성사업 때문이라고 지적하지만 구청에 행사보류를 알려온 때를 봐도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덕구는 시민안전이 그 어떤 축제나 행사와도 바꿀 수 없는 구정의 최우선과제이자 책무란 입장도 곁들였다.

대덕구는 “이런 사정임에도 보도조성공사로 주차장이 줄어 축제가 중단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보행자안전은 무시한 채 회사입장만 내세워 탁상행정 운운하며 사실을 호도하는 건 부적절하므로 해명 한다”고 덧붙였다.


◆대화에 이어 새 단장으로 손님맞이준비 ‘끝’=양쪽의 공방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맨발걷기축제가 어떤 일이 있어도 멈춰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부활을 주문하는 여론이 곳곳에서 생기자 더맥키스컴퍼니와 대덕구는 대화로 문제를 풀었다.

더맥키스컴퍼니는 해마다 찾는 관광객들이 느는 점을 감안, 황톳길의 새 단장을 서둘러 마쳤다. 2주간에 걸친 황톳길 복구 작업은 겨우내 얼었던 황토를 뒤집고 빗물 등에 황토가 쓸려간 구간엔 붉고 촉촉한 황토를 다시 덮었다. 이렇게 해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14.5km의 황톳길이 만들어졌다.

황톳길 관리는 날씨상황에 따라 꾸준한 손길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황톳길이 딱딱해지고 색깔도 흐려져 물을 뿌리고 뒤집어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야 한다. 해마다 평균 6억여원의 관리비가 드는 일이지만 더맥키스컴퍼니는 행사를 올해로 9년째 이어간다.

계족산 황톳길을 만든 조웅래 더맥키스컴퍼니 회장은 “계족산 황톳길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숲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에코힐링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조 회장은 “게다가 산중음악회, 맨발이벤트, 사진전시회 등 갖가지 문화콘텐츠들을 접목해 좀 더 유익한 맨발문화공원으로 만드는데 힘써왔다”며 “이게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할 산림복지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웅래 회장의 배려에서 시작된 계족산 황톳길=2006년부터 만들어진 계족산 황톳길의 시작은 조 회장의 아주 우연한 계기와 배려의 마음에서 비롯됐다.

조 회장이 평소 자주 찾던 계족산을 지인들과 함께 걷던 중 불편한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자신의 운동화를 벗어주고 양말만 신은 채 자갈길을 걷게 됐다. 맨발로 한참을 걸은 조 회장은 발이 아프고 힘들었다.

그러나 그날 밤 하체가 따뜻해지고 머리가 맑아져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이렇게 깨달은 맨발걷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전국의 질 좋은 황토를 사들여 계족산에 황톳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국 넘어 외국에까지 ‘맨발의 명소’ 유명세=이후 맨발걷기캠페인, 숲속음악회, 맨발축제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황톳길에 접목시키면서 계족산 황톳길이 전국을 넘어 외국에까지 ‘맨발의 명소’로 유명세를 타게 됐다.

결과 계족산 황톳길은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한국관광 100선’, ‘5월에 꼭 가 볼만한 곳’,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도 뽑혔다. 올해 9년째를 맞은 이곳은 이젠 매주말 평균 5만여명이 다녀가는 ‘대전지역 선두권 관광 명소’로 뿌리 내리고 있다.


☞‘계족산 숲속음악회’는?
봄부터 가을까지 산에서 열리는 ‘계족산 숲속음악회’는 2007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2012년부터는 맥키스오페라 ‘뻔뻔(fun fun)한 클래식’ 공연단을 창단, 주말마다 상설공연을 열어왔다.

소프라노 정진옥 단장, 테너(장경환, 박영범, 구병래), 바리톤(이병민, 고성현, 여진옥), 피아노(박혁숙, 박진영) 등 9명의 성악가들로 이뤄진 맥키스오페라단 공연은 클래식, 뮤지컬, 연극, 개그요소를 섞어 재미있게 펼쳐 3대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어 인기다.

해마다 4~10월 매주말(토, 일) 오후 3시 계족산에서 산중음악회를 펼치고, 겨울엔 전국의 문화적 소외지역과 계층들을 찾아다니며 한해 100여회의 ‘뻔뻔한 클래식’공연을 한다.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주지만 관람객들은 특별히 격식을 갖추거나 관람료를 내지 않는다. 누구나 공짜로 볼 수 있는 산중음악회는 관객들도 맨발로 편하게 돌과 나무에 걸터앉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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