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한국의 펀드수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것은 정말 창피한 일입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56ㆍ사진)는 기자와 만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 펀드시장에선 한 운용사가 하나의 펀드를 운용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메리츠를 대표할 만한 1개의 상품으로 꾸준히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리 대표의 효과 때문일까. 불과 3개월여만에 메리츠자산운용은 대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우선 펀드의 수를 기존 10개에서 단 한개로 줄였다. 이후 '메리츠 코리아1[주식]종류A'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연초 이후 3.97%의 손실을 입은 것에 비해 이 펀드는 같은 기간 3.79%의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성공한 펀드 매니저가 왜 하위권 운용사를 선택했는지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는 "투자자들이 맡긴 돈을 정석대로 굴리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메리츠를 택하게 됐다"며 "펀드매니저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선진 자산운용사의 문화를 이식하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본사인 메리츠화재도 이런 리 대표를 믿고 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3년의 임기를 보장해주었다.
한국 사회가 고령화 저금리 사회로 진입한 만큼 젊은이들이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세금낼 일이 더 많아지겠지만 월급만으로는 절대 노후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술값이나 커피값을 아껴 관심가져 온 기업에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직접투자가 힘들다면 급여의 5%를 적립해 오래 깔고 앉아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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