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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명분없는 집단휴진, 국민 시선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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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원격 진료,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오늘 하루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의사들의 대규모 집단휴진은 2000년 의약분업사태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동네 병원을 중심으로 일부 병의원들이 참여했으며 세브란스 병원 등 몇몇 대형병원 전공의들도 동참했다.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했지만 전국 곳곳에서 진료 차질로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사들은 다시 2주일 후에 6일간 파업할 계획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의사들은 파업을 접는 게 옳다. 국민 생명과 건강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 환자들을 볼모로 한 파업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의사는 우리 사회의 어느 직업보다도 고급 전문가 집단이다. 충분히 논리로 자기 주장을 펼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파업을 벌일 게 아니라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정부와 논리적으로 맞설 일이다. 파업에 국민 시선이 싸늘한 이유를 헤아리길 바란다.
명분도 약하다. 의사들은 정부 정책이 동네 병원을 고사시키고, 의료 질을 떨어뜨리며, 의료 영리화를 부추겨 의료 공공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원격 진료는 산간오지나 섬에 사는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가 대상이다. 의료법인 자회사도 경영 어려움을 덜어주는 순기능이 있다. 나쁜 정책이라고만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의협은 정부와 '의료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입법 및 시행과정에서 단계적 시행과 부작용 보완에 합의하지 않았던가. 일방적으로 합의안을 뒤집고 파업에 나선 건 잘못이다.

파업 배경의 하나인 낮은 진료수가 문제도 그렇다. 진료수가는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과 직결되는 문제다. 대정부 투쟁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먼저다. 의협은 오늘 집단 휴진에 이어 11일부터 2주간 '주 5일ㆍ주 40시간 근무'의 준법진료 투쟁을 이어가다 24일부터 다시 집단휴진에 들어갈 계획이다.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정부와 대화에 나서는 게 온당하다.

정부도 의사면허 취소 등 강경책만 앞세울 일은 아니다. 의사들은 집단휴진 찬반투표에서 76%가 찬성했다. 정부 의료정책에 불신이 크다는 얘기다. 의료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국민도 의사도 납득할 정책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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