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TV 보다 4배 이상 선명해진 화질을 자랑한다. 화소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55인치대 화면에서는 눈으로 직접 사물을 보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화질을 제공한다.
UHD는 단순히 가전업계만의 이슈가 아니다. 우선 방송을 시청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과거 SD급 방송 시대에는 방송사들이 공중파 주파수를 통해 방송을 송출했다. 안테나로 방송을 수신해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HD 시대가 되며 안테나로 방송을 시청할 순 있었지만 수신이 안되는 지역이 많아졌고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 방송사들이 전성기를 맞았다. 다양한 채널을 고화질로 볼 수 있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UHD 방송은 HD 방송 데이터 보다 최소 4배 이상 크다. 공중파로 전송을 하기 위해서는 HD 방송 채널 2개를 한꺼번에 써야한다. 현실적으로 공중파로 UHD 방송을 전송한다는 것은 어렵다. 가능하다 해도 압축률을 높여야 해 UHD만의 차별화된 화질 감상이 어렵다.
상황이 이정도 되면 방송사마다 광고 단가가 가장 높은 프라임타임도 달라진다. 광고를 보는시청자들의 비중이 급격하게 떨어져 간다. 이미 이같은 일은 벌어지고 있다. 방송사마다 '본방(본방송) 사수'라는 카피를 들이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수십년동안 미디어 저장매체로 애용되던 CD, DVD, 블루레이도 결국 사라진다. 90분짜리 UHD 영화 한편의 용량은 압축을 해도 100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용량이 워낙 커 블루레이(최대 50GB) 1장에 담을 수 없다. 때문에 향후 UHD 콘텐츠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다운로드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저장 매체로는 플래시메모리가 대두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에 UHD 콘텐츠를 담아팔면 TV는 물론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스크린이 있는 기기에선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콘텐츠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전자업계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새로운 혁명이었다면 UHD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콘텐츠로 옮겨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에서 한동안 고전했던 우리나라 전자업계가 가야 할 길도 자명하다. 어느 부분에 투자를 해야 할지도 당연한 일이 됐다. 이제는 콘텐츠의 시대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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