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완화 조치가 한시적(7월20일까지)이지만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수출길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 국내 수출기업들이 반색하고 있다.
고문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이란수출이 급격히 줄어든 게 경제 제재 영향이 컸던 만큼 제재 완화로 수출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한꺼번에 수출을 늘리긴 쉽지 않겠지만 최근 수년간 위축된 완성차업체보다는 현지 애프터마켓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은 완성차의 경우 당장 유예항목에 포함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수출실적을 개선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자업계도 호기다. 그동안은 이란 바이어들이 인근 국가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구입해서 간접 수출을 해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직접 이란 현지에 판매망을 설립한다면 현지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업종도 이번 조치를 조심스럽게 반기고 있다. 자동차용 강판 및 건설용 철강재의 수출이 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의 이란 제제 움직임을 반영해 수출을 줄여왔다"면서 "이번 제재조치 완화로 수출 물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1년 이전까지 철강재를 연간 10만t 이상 이란에 수출한 현대제철도 이번 조치로 건설용 철강재 등의 수출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원유 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란 제제 완화 조치가 국제 시장 원유 가격 하락에 당분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재 전) 이란 원유 수입 비중이 제재 전 수준인 전체 물량 대비 10% 중반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제재 완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근배 무역협회 정책협력실장은 "이번 이란 제재 완화 조치는 자동차 부품 및 전자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대이란 수출액은 전년 대비 28.3% 감소한 44억8100만달러에 그쳤고, 수입 역시 34.9% 줄어든 55억5900만달러에 불과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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