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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프랜차이즈 점령…임대료 3~4배 수직상승한 홍대·가로수길

최종수정 2014.01.15 16:10 기사입력 2014.01.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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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상점 즐비하던 홍대·가로수길 가보니

가로수길 메인도로에는 SPA, 브랜드 의류 매장과 프랜차이즈 카페 등이 입점해있다.

가로수길 메인도로에는 SPA, 브랜드 의류 매장과 프랜차이즈 카페 등이 입점해있다.



-메인 상권에 프랜차이즈 법인들이 건물 통임대, 소호상점 밀려나
-가로수길 메인도로 3.3㎡당 평균 임대료 2900만원 육박…2011년(672만원)보다 3배 뛰어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화랑이나 표구사들 있을 때와 비교하면 너무 변했다. 법인들이 건물을 통임대해서 임대료가 오르고 세입자들이 다 밀려났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낼까 했는데 진짜 빼내더라."(신사동 모 공인중개업소 대표)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강남이나 홍대 매장을 필수요소로 여겨 무리하게 입점하는 경향이 있다. 걷고 싶은 거리 메인 입지 월세는 상보합세, 권리금은 그대로다. 홍대가 대학가지만 방학이라고 유동인구가 줄진 않는다."(서교동 L공인)

13일 오후, 홍대와 가로수길은 한파에 외투를 여민 젊은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홍대 정문 인근에서는 한국의 거리를 사진으로 남기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신사동 역을 따라 가로수길로 향하는 길에는 비즈니스호텔과 프랜차이즈 식당이 공사에 한창이었다. 4~5년 전 가로수길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소호상점들은 세로수길로 밀려났거나 신사동을 떠났고 지금은 유명 브랜드 의류매장과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점령했다.
젊은 층들의 '잇 플레이스'로 우뚝선 홍대, 신사동 가로수길은 대표적 도심이었던 신촌과 압구정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유명 브랜드 매장이 메인 입지에,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개성 넘치는 소호상점과 독특한 취향을 담은 카페나 식당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법인들은 소매업자 여럿이 운영하던 빌딩을 통임대해 세입자들에 자리를 내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큰 유통매장이 들어온 자리는 임대료와 권리금이 뛰게 마련이다.

홍대는 대학 상권이지만 방학과 무관하게 유동인구가 많다. 홍대정문-상수동, 걷고싶은 거리 인근 임대료가 비싸다.

홍대는 대학 상권이지만 방학과 무관하게 유동인구가 많다. 홍대정문-상수동, 걷고싶은 거리 인근 임대료가 비싸다.



FR인베스트먼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홍대정문~상수동(1층·66㎡ 기준)의 권리금은 무권리금~4억원대다. 보증금은 2억~10억원, 임대료는 3.3㎡당 1515만원대다. 2008년 이후 홍대 상권이 급성장하면서 3.3㎡당 임대료는 2008년(482만원)보다 3배가량 올랐다. 2011년 기준 보증금 시세는 6000만~2억원, 임대료는 1233만원이었다.

극동방송 맞은편 골목 2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최근 들어 임대료가 매년 10~20%씩 오르는데 예전엔 2년 단위로 계약하다가 요즘은 1년 단위로 줄어서 부담이 더 커졌다"며 "건물주들은 마음에 안 들면 나가라고 하니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있어도 소용없다"고 하소연했다.

보통 보증금과 임대료가 오르면 권리금이 내려가기 마련이지만 메인 입지는 예외다. 유동인구가 많은 '걷고 싶은 거리' 인근 상점들은 임대료가 오르거나 보합세고 권리금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걷고 싶은 거리'를 기준으로 주변부로 갈수록 임대료, 보증금이 낮아지는 구조다.

홍대에는 유난히 단독주택을 개조한 가게들이 많은데, 권리금이 낮은 대신 인테리어 부담이 크다. 서교동 L공인 관계자는 "단독주택을 개조해 카페나 식당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권리금은 싼 대신 위치가 조금 나쁘고 싼 권리금만큼 인테리어나 수리비를 세입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로수길 메인도로의 경우 3.3㎡당 임대료가 2011년보다 4배 가까이 올랐다.

가로수길 메인도로의 경우 3.3㎡당 임대료가 2011년보다 4배 가까이 올랐다.



젊은이들이 모이고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곳들이 업계의 타깃이 된다. 두 곳 모두 안테나숍을 열고 소비자의 반향을 살피기에 적합한 입지다. 가로수길 메인도로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건물 전체를 통임대하는 경우가 많다. 법인들은 5~10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통임대 시 보증금은 10억원, 월 임대료는 8000만~9000만원에 달한다.

신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통임대할 경우 계약기간이 길어서 건물주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세입자들은 권리금 내고 들어와서 다 쫓겨난다"며 "법인들이 나가버리면 임대료만 오르고 공실이 나서 압구정 로데오처럼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사동은 홍대보다 인상폭이 더 크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브랜드 매장들이 입점하면서 임대료가 3년 전보다 4배 가까이 뛰었다.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가로수길 메인입지는 2011년 3.3㎡당 임대료가 672만원이었지만 2013년 말 기준 2936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면입지(1블록 이내·1층 66㎡ 기준) 시세는 권리금이 8000만~2억5000만원, 보증금은 1억~3억원대에 형성돼있다. 임대료는 310만~540만원대로 3.3㎡당 평균 435만원대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거래된 건물 매매가가 3.3㎡당 1억8000만원이었다. 58평짜리 건물 매매가가 80억원이었다. 가로수길은 주말에 유동인구가 넘치는 3일 상권이어서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다. 빌딩은 아예 매물이 없는 실정이다.

임대료 부담에 압구정 로데오길로 옮겨가는 업자들도 늘고 있다. S공인 대표는 "10평 남짓한 매장을 운영하던 보세 옷가게들이 많이 사라졌고 간혹 홍대에서 넘어오려는 업주들이 가격만 듣고 놀라서 그냥 가는 경우도 많다"며 "카페나 옷가게들이 아예 권리금이 없는 압구정 로데오로 넘어가는 업주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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