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혁이 예고된 가운데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모범 답안으로 싱가포르의 테마섹 홀딩스가 떠오르고 있다고 최근 소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국유기업 혁신의 일환으로 국유자본투자회사 도입을 적극 지지했다. 전문가들은 국유자본투자회사가 기업의 구조조정을 이끌고 기업 인수합병(M&A) 같은 투자은행 업무도 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가 정부 지분 20% 이상인 기업, 다시 말해 정부 출자회사(GLC)를 관리하기 위해 1974년 만든 지주회사 테마섹과 유사한 형태다.
테마섹의 운영원칙은 간단하다. 보유 자산 가치가 장기적으로 꾸준히 늘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테마섹이 이익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전문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와 경영진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다. 투자결정에 대해서도 간섭하지 않는다.
그 결과 테마섹은 유연하고 활발한 투자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출범한 지 40년 된 테마섹의 보유 자산 가치는 지난해 3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한 2150억싱가포르달러(약 182조4189억원)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물론 테마섹이라는 모델이 중국 국유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크리스토퍼 볼딩 베이징대학 HSBC 경영대학원 교수는 "싱가포르의 GLC 가운데 스스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공한 것이라곤 싱가포르항공과 DBS 정도"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GLC가 'A' 성적을 받고 있다고 평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테마섹의 GLC가 삼성·LG 같은 거대 민간 기업들만큼 성공할 수 없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중국 국유기업처럼 낮은 수익과 높은 부채의 늪에 빠지진 않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 K 탕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국유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수익률(ROA)이 일반 기업보다 6.5%포인트 뒤진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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