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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6. 군골프장 전국 29개 '매력적인 특급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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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로 만든 태릉 등 국방부와 육, 해, 공군의 '체력단련장' 집중 분석

 군인들의 체력증진과 여가선용이라는 취지에서 만든 군골프장. 일반골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일러스트=이영우 기자 20wo@asiae.co.kr

군인들의 체력증진과 여가선용이라는 취지에서 만든 군골프장. 일반골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일러스트=이영우 기자 20w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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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군대에도 골프장이 있다.

그것도 육군과 공군, 해군 모두 해당된다. 골프장이 보통 운영 방식에 따라 크게 회원제와 대중제로 나뉘지만 군골프장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특수골프장으로 분류한다. 당연히 군대 부속시설이다. 공식 명칭은 '체력단련장'이다. 군인들의 체력증진과 여가선용이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물론 일반 골퍼들도 이용할 수 있다.
▲ 매력은 '반값 그린피'= 총 29개, 운영 주체는 육, 해, 공으로 나눠져 있다. 공군이 13개로 가장 많다. 비행장 일대의 넓은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군 7개, 해군 5개, 그리고 국방부에서도 4개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9홀 규모다. 개중에는 6홀과 15홀로 구성된 곳도 있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6년 개장한 진해체력단련장이 15개 홀이다. 15홀을 마치면 통상 3홀을 추가해 18홀을 채운다.

무엇보다 그린피가 싸다는 게 강점이다. 각종 세금이 중과세되는 일반 골프장과는 달리 면세 대접을 받는다. 현역군인과 예비역은 1만원, 일반 골퍼들도 9홀을 두 바퀴 도는 18홀 기준으로 평균 6만원대다. 주말 평균도 7만7000원에 불과하다. 9홀짜리 일반 대중제의 2라운드 그린피가 13만원(주말 16만원)인 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골프장 인근 주민들에게는 10% 정도의 '지역주민 할인제도'도 있다.

국방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골프장은 특히 대부분 수도권에 자리 잡아 접근성과 코스 수준 등이 일반 골프장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 태릉을 비롯해 남수원과 동여주, 처인 등이 있고, 전부 18홀이다. 거리가 다소 먼 동여주가 10만원, 태릉과 남수원은 주중 15만원(주말 18만원) 내외다. 다른 군 골프장에 비하면 비싸지만 인근의 일반 코스보다는 훨씬 경제적이다.
캐디는 군인이 아니다. 캐디피가 상대적으로 비산 이유다. 4백 기준 9~10만원, 카트비는 4백 기준 1인당 1~2만원이다. 예약은 인터넷으로 하면 된다. 라운드 1~2주 전 신청하면 무작위 전산 추첨을 통해 기회를 준다. 주말에는 군인 또는 군 출신이 1팀 당 2명 이상 동반하는 조건이라 일반 골퍼들의 이용이 다소 제한적이다. 요즘처럼 비수기에는 그러나 잔여 시간이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전국 29곳에 군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픽=최길수 기자 cks008@asiae.co.kr

전국 29곳에 군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픽=최길수 기자 cks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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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코스는 '금싸라기'= 군 골프장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곳이 바로 남성대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27홀 규모로 운영됐다가 골프장 부지가 포함된 위례신도시 조성으로 이전이 불가피했다. 골프장 감정가가 무려 7000억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심 끝에 대체골프장을 내놨고 2011년 1월 동여주가 낙점됐다. 임광토건이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에 조성한 여주그랜드다. 1389억원에 매입해 동여주로 이름을 바꿨다.

국방부는 당시 2차 매입지로 용인의 레이크사이드를 희망한 반면 LH는 용인권의 조성 중이거나 정식 개장하지 않은 골프장을 검토해 협상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동여주 이후 1년 만에 LH가 제시한 용인의 처인골프장까지 수용하기로 결정해 최근 정식 운영 중이다. 처인이 간택된 이유는 입지 덕분이었다. 이른바 골프 8학군이 조성돼 있는 용인시 처인구에 자리잡고 있다.

태릉 역시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 있는 유일한 18홀 규모의 골프장이다. 남수원은 경기도 화성, 국방부 소속 골프장 4곳이 모두 골프장 입지로는 금싸라기 땅 에 터를 잡고 있는 셈이다. 지금도 오산에 골프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몇 년째 표류하고 있지만 국군기무사령부 경기도 과천 부지도 검토 대상이다.

올해 초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국 군골프장 이용객은 103만6997명으로 집계됐다. 예비역과 민간인이 65%인 67만6613명에 이르고, 현연 군인은 22만7915명으로 22%였다. 이용객 대부분이 일반인이지만 군 골프장 신설과 유지 비용에 군인복지기금이 매년 1000억원이 넘게 투입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까닭이다.

최근 5년간 국방부가 군 골프장에 쓴 돈이 5483억원이다. "일반 사병의 복지시설 마련에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도 하다. 국방부 측은 반면 "군인복지기금의 상당 부분이 군 골프장 매출에서 일어난다"고 항변하고 있다. 장성택 북한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직후 군 간부에게는 골프금지령이 내려졌다. 주요 시국사안이 있을 때마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군 골프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미운 오리 새끼'를 넘나들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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