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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사형 어떻게 알았나… 보안당국의 첩보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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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사형 어떻게 알았나… 보안당국의 첩보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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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보안당국이 지난 12일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전격 처형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을 사전에 인지하고 발표함에 따라 우리정부 보안당국의 정보능력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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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영상.신호정보의 신뢰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정보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휴민트. 즉, 첩보원들이 수집한 정보다. 휴민트는 미국보다 우리 보안당국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경우 중국내 일명 '블랙요원' 또는 '그림자요원'을 배치하기도 한다. 블랙요원이란 한국의 국적이 아닌 중국 국적을 지닌 현지인으로 국가정보원의 해외정보수집 또는 현지의 활동을 일부 대신하고 있는 요원들이다. 이들은 점조직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만의 거점을 두고 있다.

보안당국이 폐쇄 국가인 북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인간 정보(휴민트·Human Intelligence), 영상정보(이민트·Image Intelligence), 신호정보(시진트·Signal Intelligence)를 총동원해야 한다.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을 파악하는데는 공개정보도 추가된다. 공개정보는 북한에서 공개적으로 내보내는 방송과 신문 등의 정보에서도 유용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정보의 경우 국정원이, 영상정보는 군 정보사령부, 통신감청정보는 경기도 성남 지역에 운용 중인 ‘제777부대’(일명 쓰리세븐)가 주역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트의 정보는 아직 신뢰도가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상업용으로 배포되는 정보는 더 그렇다. 대표적인 예가 '38 노스'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 노스'는 20일(현지시간)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향후 수개월간은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38 노스는 이날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로 터널 입구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이 공사가 아직 완공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보안당국 관계자는 "상업용 위성의 경우 차량을 발견할 수 는 있지만 차량의 종류가 뭔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등 정확한 동향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일방적으로 배포해 눈길은 끌지만 신뢰도는 낮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보안당국이 아직 신뢰하고 있는 것은 휴민트다. 하지만 이 휴민트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 교류 확대에 따라 대인 정보수집 라인을 축소하고 대북 협상 인력을 늘리면서능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중병설이 나돌 때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의 뇌(腦) MRI(자기공명단층촬영) 사진을 입수했다. 이를 분석해 뇌졸중으로 쓰려졌음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 사진은 넉 달 뒤 한 월간지에 유출돼 보도됐다.

같은 해 9월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 위원장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부축하면 움직일 수 있다” “스스로 양치질을 할 수 있다” 등 직접 보기 전엔 알기 힘든 정보까지 공개했다. 설명을 들었던 한 의원은 “정보력을 과시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실무적으로는 2009년 부임한 원세훈 국정원장의 조직개편이 대북 정보력 약화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은 1·2·3차장이 각각 해외, 국내, 북한 파트를 담당하는 체계였다. 북한 정보는 모두 3차장실로 모였다. 원 원장은 이를 분석(1차장) 수집(2차장) 과학정보(3차장) 체제로 재편했다.

이에 3차장 산하였던 ‘대북전략국’은 폐지됐고 북한 정보를 분석하던 ‘북한국’은 1차장 아래로 옮겨 해외정보 분석 업무와 통합됐다. 대신 통신감청, 위성·항공사진 판독 등 과학정보 업무가 3차장실로 갔다. 원 원장은 “모든 정보가 통합돼야 살아있는 정보”라며 개편을 단행했고 대규모 인적쇄신도 이뤄져 북한 정보 전문요원의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정보소식통은 “휴민트망의 구축은 짧게는 2, 3년, 길게는 5∼10년이 걸리는 일”이며 “현 정부에서도 북한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휴민트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보 당국자는 “북한 고위층 인사를 포섭해 신뢰할 만한 스파이, 정보원을 길러내야 고급정보 입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학정보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휴민트가 가장 결정적인 정보라는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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