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첨단 변신중…승용차 앞서 '자동화' 성큼

사진= 존디어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농업기계 트랙터가 스스로 일을 하는 첨단 장비로 변신중이다.

승용차 업계는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2020년에 내놓는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지만 트랙터는 경작지 지도를 파악하고 스스로 운전하고 연료와 비료, 종자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움직임의 정확도를 1인치 이내까지로 높이는 단계에 도달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첨단기술이 장착된 트랙터를 소개하고 앞으로의 변신을 전망했다.

식량 수요 증가에 부응해 트랙터를 변신시키는 움직임은 한참 전에 시작됐다. 자동조향장치는 벌써 15년 전에 도입됐다. 원격센서를 거쳐 이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토양, 습도, 토양 영양 수준 등 데이터 수집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농기계 제조회사 애그코는 올해 첨단기술 투자를 두 배로 늘렸다고 밝히며 완전 자동 트랙터는 5~10년 이내에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혁신은 세계 최대 농기계 제조회사 존디어가 내놓았다. 트랙터 운전자가 수확하면 곡물수송 차량이 트랙터를 따라오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또 트랙터가 고장나면 내장된 센서가 농부와 지역 딜러와 존디어 측에 통보해준다.

애그코의 고급 기종 트랙터 펜트는 한 명이 동시에 트랙터 두 대를 운전할 수 있다. 트랙터가 파종할 때 한 트랙터가 마친 곳에서 다음 트랙터가 작업을 시작해 종자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트랙터를 원격으로 조종한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누군가가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애덤 플렉은 “다음 단계는 사람이 챙기지 않아도 알아서 작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기술을 접목하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애그코의 애귀마르 데 수자는 “언젠가는 휴대전화로 트랙터를 조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려면 신호 송수신 신뢰도가 더 높아져야 하고 4G가 아니라 7G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업 관련 기업은 경작 관련 자료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다. 몬산토가 이달에 9억3000만달러를 들여 데이터 과학 회사 클리이밋 코퍼레이션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이 회사의 휴즈 그랜트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 서비스가 200억달러 시장으로 커질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의 지역 맞춤형 일기예보와 위험관리 툴은 몬산토의 종자추천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빅 데이터를 가공해 제공하는 상품인 필드스크립츠를 보완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마크 로즈그랜트는 정확한 경작 기술을 채택하면 어떤 경작지에서나 10% 정도 수확량을 늘릴 수 있다고 추정한다. 현재 연간 글로벌 작물 생산 증가율 1%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신장률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