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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 오고(五苦)…주·식·학·여·통의 고(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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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세종청사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다섯 가지 '고통'에 빠져 있으니 그 첫 번째가 주고(住苦)다. 이어 식고(食苦)도 만만치 않은 아픔으로 다가오고 학고(學苦)는 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여기에 신작 영화 한편 보고 싶은 욕구마저 채울 수 없는 여고(餘苦)가 네 번째로 자리 잡았다. 그 마지막은 여전히 불편한 통고(通苦)가 그것이니 주·식·학·여·통의 고(苦)를 '세종청사 오고(五苦)'라 부른다.

25일 국무조정실·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에 따르면 청사 이전 1년이 다 돼 가지만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은 여전히 1200여명에 달한다. 올해 연말 2단계 이전이 시작되는데, 이전 대상 공무원 48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1300여명은 '출퇴근'을 선택했다. 세종시의 열악한 주택사정이 출퇴근 선택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현지로 공무원들이 몰려오고 있지만 주택물량은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다. 임대주택과 단기숙소 등은 거주지를 옮길 만한 동기가 되지 못한다.
먹는 것도 편안하지 못하다. 식당 부족으로 청사 구내식당은 11시 20분부터 공무원들로 들끓는다. 썩 훌륭하지 않은 맛 때문에 외부로 나가 보지만 차를 타고 20여분을 달려야 먹을 만한 음식점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이런 고통을 받아들여야 하니 죽을 맛이다.

부모의 마음을 후벼 파는 고통은 '교육문제' 때문에 생긴다. 앞으로 유치원을 포함해 총 162개 학교가 건립될 예정이다. 하지만 9월까지 문을 연 학교는 13개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인원 초과 교실에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며, 심지어 다른 학교 건물에 임시로 머무는 경우도 있다. 2015년 46개(유18·초13·중7·고5·특목고2·특수학교1)학교가 모두 자리를 잡기까지 학고(學苦)와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영화 한 편 보는 데도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근처에 영화관 하나 없다보니 공주시까지 나가야 한다. 때문에 '여가생활'은 아예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 전국 어느 도시를 가도 번화가에 하나씩 있는 대기업 계열 영화관은 세종시에 내년 말이 돼야 간판을 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교통문제'가 꼽힌다. 세종청사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 서울 곳곳에서 출발하는 '통근버스'를 타거나 아니면 기차로 오송역에 도착해 광역버스를 타고 청사로 가야 한다. 오송역에서 청사까지 광역급행버스(BRT)가 운행되고 있지만 20여분 간격으로 배차간격이 길다.

김정민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장은 "지난 1년 동안 세종청사의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고 직원들의 불편함이 있었다"며 "올 연말 2단계 이전을 앞두고 유형별로 불편사항을 파악한 뒤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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