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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시리즈] 스마트폰 강국 위협하는 중국 잠룡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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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아시아경제에서는 추석 명절을 맞아 그간 기사화된 기획 시리즈 중 일부를 엄선하여 독자 여러분께서 한눈에 보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안전한 귀성·귀경길 되시고 풍성한 한가위 맞으시길 빕니다.


'차이나 쇼크'…삼성 진짜 적은 애플·구글 아닌 중국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BBK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얇은 5㎜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또 다른 중국 제조사 화웨이가 6㎜대 스마트폰을 내놓은 지 두 달 만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혁신'에 나선 것이다. 인구 14억명의 거대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그들은 더 이상 카피캣(모방꾼)이 아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잠룡으로 성장했다. 애플이나 구글보다는 오히려 중국 업체를 삼성전자가 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것이 삼성전자를 넘어 스마트폰 강국,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차이나 쇼크'의 실체다.
삼성전자는 한국총괄 애니콜 영업팀장을 지내며 갤럭시S, 갤럭시S2를 성공시킨 고홍선 상무를 이달 중국총괄 모바일 영업부서에 발령 냈다. 중국 현지에서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휴대폰 영업통'을 전략적으로 투입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는 기술력이 아직 뒤처져 있고 내수 시장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한계가 있지만 성장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며 "중국에 검증된 인력을 많이 투입하고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전문 인력을 적극 육성하며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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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사는 독자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생산한 지 2년 만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삼성전자(32.6%), 2위 애플(13.4%), 3위 LG전자(5.2%)에 이어 ZTE(4.9%), 화웨이(4.8%), 레노버(4.6%), 쿨패드(4.4%) 등 중국 제조사가 모두 4~7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의 통신 내수 시장, 소비자의 로컬 브랜드 선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국 제조사 급성장의 비결이다.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7880만대로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시장(2억3300만대)의 34%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10%만 챙겨도 글로벌 시장에서 3.4%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 시장의 로컬 브랜드 점유율은 70%에 육박할 정도로 중국 소비자들의 로컬 브랜드 선호 현상은 높다.

글로벌 모바일 기업들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 퀄컴의 경우 2011년부터 전체 매출에서 중국 제조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 제조사를 넘어섰다. 인텔은 PC에서 모바일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을 보면 차이나 쇼크는 이미 현실화됐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4%로 2위 레노버(12.3%)와 7.1%포인트 격차를 벌렸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0.7%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1위를 지켰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0.4%, 올해 1분기 0.1% 점유율에서 2분기에는 더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로아컨설팅 선임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경쟁력이 기존의 가격에서 혁신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로컬 브랜드가 장악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가 선봉에 선 코리아 스마트폰의 글로벌 지배력도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① "삼성 타도" 외치는 괴물…중국 화웨이, 투자 비율 삼성의 2.3배

-작년 연간 매출의 13.7%인 5조4689억원 R&D에 쏟아부어
-현지화 맞춤형 기술 강점…中 정부 전폭적 지지도 한몫


'삼성전자 5.9% VS 화웨이 13.7%'

중국 스마트폰의 선두주자인 화웨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의 13.7%인 5조4689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R&D 투자 금액은 9개 사업부를 보유한 삼성전자보다 적지만 투자 비율은 삼성전자의 2.3배에 달한다. 화웨이 임직원 15만명 중 R&D 인력은 전체의 47%인 7만명으로 삼성전자 R&D 인력 비중(26%)보다 훨씬 높다. 막대한 R&D 투자와 선도적인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연일 '삼성 타도'를 외친다. 완 뱌오 무선사업부 사장은 "우리는 5년 안에 넘버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고 리처드 유 소비자사업부문 회장은 "노키아를 인수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4.8%의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SA 기준). 연간 점유율 기준 2011년 3.4%, 2012년 4.3%에서 늘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스마트폰을 내놓던 화웨이가 2011년 독자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한 지 2년만이다. 화웨이의 성장 비결로는 막대한 R&D 투자와 현지화 된 기술 개발, 직원들의 주인 의식, 연공서열을 파괴한 철저한 성과주의, 26년간 쌓은 네트워크 사업의 탄탄한 노하우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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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정페이 회장이 지난 1987년 중국 광둥성 선전에 세운 화웨이는 설립 당시부터 R&D 투자에 주력했다. 다른 중국 기업들이 해외 선진 기업과 합작 업체를 설립해 기술을 흡수할 때도 화웨이는 R&D 투자를 확대하면서 독자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현재 화웨이의 특허수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중국에서 4만1948건, 해외에서 1만449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중 3만240건은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현지화된 맞춤형 기술 개발도 화웨이의 강점이다. 중국, 독일, 스웨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인도 등에 16개의 R&D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주요 통신사업자들과 합작한 28개 혁신 센터도 운영 중이다. 현지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 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직원의 주인 의식과 철저한 성과주의 또한 화웨이의 성장을 견인한 주요 동력이다. 종업원 조직인 공회는 98%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내규인 화웨이 기본법에서 급여 수준을 명시해 놓을 정도로 보상 수준도 높다. 이 밖에도 26년간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하며 전 세계 140여개 이동통신사업자에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데 이를 통해 스마트폰 판로도 확보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런 정페이 회장은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으로 2004년 글로벌 시장 진출 당시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각각 100억달러, 6억달러를 제공받는 등 정부 지원을 받았다.

업계는 화웨이가 최근 스마트폰 1위의 야심을 드러내며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업 인수합병(M&A)보다는 독자 역량 강화를 통해 성장해 온 화웨이가 적극적인 M&A 의지를 밝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리차드 유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노키아 인수 의향을 밝힌 것도 중국 제조사의 낮은 브랜드 파워를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삼성전자, 애플을 추격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학수 화웨이코리아 전무는 "R&D 투자와 선도적인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글로벌 시장을 리딩할 수 있다는 게 런 정페이 회장의 지론"이라며 "연간 매출 대비 15% 안팎인 R&D 투자 비율을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③ '애플 카피캣' 샤오미, 중국서 애플을 이겨버렸다

-레이쥔 CEO, 잡스처럼 검은 티셔츠·청바지 입고 신제품 발표
-스토리텔링·우수인력·막대한 자금력이 성장동력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연단에 오르는 '그'.


미국인들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린다면 중국인들은 샤오미의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를 연상한다. '중국의 애플'이라는 별명을 가진 샤오미는 스마트폰부터 CEO 스타일까지 철저히 애플을 벤치마킹한다. 스스로 '애플의 동생'이라 칭할 정도다. 이런 카피캣(모방꾼) 샤오미가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애플(3.4%)을 제쳤다(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기준). 2010년 출범 3년 만에 마침내 멘토를 앞선 것이다.

아직까지 샤오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0위권에 들지 못한다. 중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레노버, 쿨패드, ZTE, 화웨이에 이어 6위다. 하지만 다른 중국 잠룡들과 달리 샤오미에서만 찾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그들만의 성장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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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2010년 친구 사이인 레이쥔과 린빈이 공동 설립했다. 레이쥔 CEO는 2004년 미국 아마존에 온라인 판매 사이트 조요닷컴을 7500만달러에 매각하는 등 수완이 뛰어난 사업가다. 린빈 회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활약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기획력이 뛰어난 스티브 잡스와 기술을 가진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을 세웠던 것과 비슷한 조합이다.

회사의 얼굴은 레이쥔 CEO다. 그는 아이폰의 디자인, 잡스의 카리스마, 여기에 애플 특유의 마니아풍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레이쥔 CEO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 수는 400만명에 이르고 해마다 팬미팅까지 진행하는 등 대중적 인지도도 높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이를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반영한다. 소비자들은 환호하고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샤오미 팬'이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높은 스마트폰을 저가에 내놓는 것도 강점이다. 샤오미는 이달 중순 4.7인치 화면, 1.5기가헤르츠(㎓) 쿼드코어 프로세서, 8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레드라이스'를 출시했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14만원이다. 샤오미 팬이 급속히 늘어날 수 있는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샤오미는 우수 인력과 자금도 흡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제품 관리를 담당했던 휴고 바라 부사장을 영입했다. 바라 부사장은 2008년 5월 구글에 합류해 안드로이드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샤오미 글로벌 부사장을 맡아 제품과 사업을 글로벌 전반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러시아 투자회사 DST에서는 20억달러를 투자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DST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8위인 틴센트가 10.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샤오미와 틴센트가 중국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기존 40억달러에서 100억달러(약 11조900억원)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글로벌 1위 PC 기업이자 세계 6위, 중국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레노버의 기업가치와 비슷한 규모다. 시작은 카피캣이었지만 어느덧 샤오미는 글로벌 기업들을 위협하는 잠룡으로 성장하고 있다.

④ 'M&A 몬스터' 레노버 "2년안에 중국서 삼성 잡는다"

-공격적 M&A 통해 기술력, 마케팅 노하우, 시장 점유율 등 단숨에 올려
-다양한 라인업·가격대 경쟁력…PC 제조도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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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내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을 넘어서겠다."(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 겸 회장)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애플을 제쳤다면 레노버는 삼성전자를 넘어설 가장 위협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양위안칭 레노버 CEO는 자신들의 라이벌로 삼성전자를 콕 집었다. 중국 시장에 애플스토어와 같은 체험형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3년내 300개로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방위로 삼성전자 압박에 나섰다.

레노버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4위), ZTE(5위)에 이어 6위지만 글로벌 시장의 34%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로컬 브랜드 1위다. 지난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2.6%의 점유율로 애플(9.8%)을 제치며 2위 제조사에 올랐다. 3, 4분기에는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차이가 0.7~1.3%포인트 차로 줄었다. 다양한 라인업과 가격대의 제품, 인수합병(M&A)에 대한 엄청난 식욕, 글로벌 사업에 대한 감각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다.

류촨즈 전 회장이 1984년 설립한 PC 기업 레노버는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스마트폰을 다양한 가격대에 판매하고 있다. 10여종의 아이디어폰을 내놨는데 가격은 14만~60만원까지 다양하다. 96만~114만원에 이르는 애플 아이폰보다 저렴하다. 여기에 글로벌 PC 1위 기업의 이미지를 접목시키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인업의 태블릿, PC, 스마트 TV 등을 판매하며 전자회사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 겸 회장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 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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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TV까지 성공적으로 외연을 확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기반이 됐다. 류촨즈 전 회장이 2001년 양위안칭 현 회장 겸 CEO를 CEO 자리에 앉히고 경영 전권을 넘기면서 레노버는 전환점을 맞았다. 양위안칭 CEO는 2004년 레노버로 사명을 바꾸고 2005년 IBM의 PC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레노버는 순식간에 글로벌 3위 PC 기업으로 급부상했고 2012년 3분기에는 15.7%의 점유율로 HP(15.5%)를 제치고 세계 1위 PC 제조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에는 브라질 가전업체 CCE를 인수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7%로 두 배 이상 늘렸다.

화웨이가 독자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다면 레노버는 M&A를 통해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를 흡수하고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모바일 사업을 확장하면서 레노버는 미국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스톤웨어를 인수했고 최근 휴대폰 제조사 인수 기회도 찾고 있다. 웡와이밍 레노버 최고재무책임자는 올 초 "블랙베리를 포함해 다수의 휴대폰 회사들을 인수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IBM의 PC 사업 부문을 인수해 글로벌 PC 1위 기업의 토양을 다진 레노버가 이번에는 휴대폰 회사를 인수해 스마트폰 선두 도약을 노리는 셈이다.

레노버는 중국 내에서 가장 글로벌화 된 기업으로 꼽힌다. 양위안칭 CEO를 포함해 수석부사장 이상 임원진 12명중 5명이 외국인이다. 회사 전략회의도 중국, 미국, 일본에서 돌아가며 진행한다. 사내에서는 모두 영어를 쓴다. 글로벌 PC 1위로 치고 올라 온 레노버가 스마트폰에서도 선두로 치고 올라올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⑤ 삼성전자 턱밑 겨누는 중국의 '벌떼 저가폰'

-저가 경쟁력으로 성장세…점유율 총합 삼성전자에 맞먹는 수준으로 무시 못해


#1. "앞만 만지지 마세요. 뒤도 흥미롭습니다." 등이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과 함께 도발적인 문구를 넣은 스마트폰 광고. 뒷면을 터치해 스마트폰을 작동할 수 있는 후면터치 기능을 강조한다.

#2.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3'에서는 두께 5.6㎜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 공개된다. 6월 화웨이가 6.18㎜ 두께의 '어센드 P6', 8월 BBK가 5.75㎜ 두께의 '비보'를 선보인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최박형 스마트폰 타이틀이 바뀐 것이다.

후면터치 스마트폰, 최박형 스마트폰을 만든 제조사는 오포와 유메옥스라는 중국 제조사다. 두 회사 모두 국산 스마트폰의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최박형 스마트폰 출시로 기술력을 과시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브랜드다.

무명의 다크호스들도 레노버, ZTE, 화웨이 등과 성장 비결은 비슷하다. 저가 경쟁력은 물론 후면 터치 기능, 가장 얇은 두께 등 최신 기술력을 두루 적용했다. 중국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역들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위 10위권 밖 제조사들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약 15%다. 삼성전자의 점유율(19.4%)과 맞먹는다. 오포, 기오니, 메이주 등 대부분이 유명하지 않은 로컬 브랜드로 10위권 밖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총합은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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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덩치가 작고 덜 알려진 중국의 로컬 브랜드는 저가 경쟁력과 이동통신사와의 협력 속에서 성장했다. 특히 중국 2, 3위 이통사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이 1위 차이나모바일에 맞서 가입자 점유율을 늘리려고 저가 스마트폰을 대량 구입해 판매한 게 이들 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500위안(약 27만원) 이하 가격대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86%를 차지하고 있다. 3000위안(약 54만원) 미만 스마트폰 점유율도 59%를 차지한다. 3000위안 이상 스마트폰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결국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통사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무명의 로컬 브랜드가 성장하는 것이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고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에도 잠재적 경쟁자가 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99달러로 처음으로 3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중 250달러 이하 저가 제품 점유율이 지난해 2분기 31%에서 올해 2분기 49%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무명 브랜드는 태블릿 시장에서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름이 덜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라 아예 브랜드가 없는 화이트 박스 제조사 비중이 특히 크다. SA에 따르면 저가형 화이트 박스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1540만대 판매돼 점유율 30.8%를 차지했다. 1분기 판매량은 750만대로 점유율은 15.6%였다.

일각에서는 화웨이, ZTE, 샤오미, 레노버, 쿨패드 등 대형 제조사를 제외하고는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가입자 중 월 7.5달러(약 8000원) 미만 요금제 사용자가 5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통사는 저가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고 제조사는 다시 피 말리는 원가 절감 경쟁을 해야 해 결국 덩치가 크고 정부 지원을 받는 대형 제조사만 남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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