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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경선칼럼]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그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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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9월 첫째 주 박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4%다. 부정 평가는 14%다.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올랐고 부정 평가는 2%포인트 떨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잘한다'가 전주보다 2.1%포인트 오른 61.4%를 기록했다. 취임 6개월을 지나며 지지율이 '높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대통령 6명 가운데 가장 낮은 40%대 지지율로 출발했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 잇단 인사 파동 등으로 취임 한 달여 시점엔 4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60%대의 지지율은 놀라운 변화다. 취임 초 높았던 지지율이 6개월 시점엔 반토막이 났던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대비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파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경기 침체, 경제 민주화와 복지공약 후퇴 논란, 증세 파동, 전월세 대란 등등 악재가 널려 있는 점에 비춰 더욱 그렇다.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대북 정책과 외교 분야 성과 덕이다. 갤럽 조사에서 긍정 평가자 중 가장 많은 22%가 대북정책을 잘했다고 꼽았다.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고 원칙과 신뢰를 앞세운 차분하고 단호한 대응으로 개성공단 정상화, 이산가족 상봉을 이끌어낸 것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방미, 방중 등 정상외교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대북 정책, 외교 분야의 성과가 여타 악재들을 눌렀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존재감을 상실하고 장외 투쟁에 나선 야당의 행보도 박 대통령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한 면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 작업, 재벌 총수에 대한 엄격한 사법 처리 등도 호재다. '이석기 의원 사건'도 보수 결집에 한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높은 지지율 이면엔 불안 요소가 없지 않다. 세대 간, 지역 간 편차가 크다. 갤럽 조사에서 대구ㆍ경북 73%, 부산ㆍ울산ㆍ경남 72%로 영남지역 지지도는 압도적이다. 그러나 광주ㆍ전라는 41%에 그쳤다. 서울도 58%로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연령별로도 50대 74%, 60대 이상 86%가 박 대통령을 잘한다고 봤다. 그러나 2030세대의 평가는 박했다. 20대의 긍정 평가는 평균에 못 미치는 57%다. 30대는 41%만이 '잘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30대는 부정 평가가 37%로 긍정 평가와 큰 차이가 없다.
긍정 평가자와 부정 평가자 사이의 시각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긍정 평가자는 잘하는 이유로 대북 정책과 외교 분야 외에 '열심히 한다'(9%), '소신'(9%) 등을 들었다. '서민 정책 추진'(5%), '복지 정책 확대'(4%), '경제 현안 처리'(1%), '공약 실천'(1%) 등 민생ㆍ경제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잘했다는 답이 적었다. 반면 부정 평가자는 '국정원 문제'(13%)를 제외하곤 '서민 정책 미흡'(9%), '공약 실천 미흡'(8%), '증세 문제'(8%) 등 민생ㆍ경제 관련 불만이 컸다. '잘못된 인사'(9%), '원활하지 못한 국정 운영'(8%) 등 인사 잘못과 정치력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임자들의 지지율 추락 배경엔 반대층을 끌어안지 못한 불화와 불통, 민생불안, 정쟁 정국이 있었다. 지금 박 대통령이 처한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장외 야당'으로 정치 실종이 오래가면 경제 살리기도 민생 문제도 풀어가기 어렵다.

지난 3월 본 칼럼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을 우려하며 '설득과 소통으로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려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지지율이 높아진 지금도 그 주문은 유효하다.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는 대로 야당과 만나 막힌 정국을 풀기 바란다.





어경선 논설위원 euh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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