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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토목 엔지니어와 아프리카 식수난

최종수정 2020.02.01 23:10 기사입력 2013.09.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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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 관련한 사진을 보면 어린아이들이 흙탕물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물을 뜨러 매일 3~4시간 이상을 걸어 다니느라 주부들은 가사를 돌보지 못한다고 한다. 학생들이 학교에도 가지 못하며 몇 초에 한 명꼴로 어린아이들이 물 때문에 죽어 간다는 소식도 들린다.

어떻게 할지 방법을 모르는 정치가나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뉴스가 한탄의 대상일 수 있다. 하지만 상하수도를 전공하는 토목기술자들에게는 해결의 대상이자 도전이다.
지난 2월 3명의 토목기술자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음투와라시 근교 시골 마을의 초등학교 학생 300여명의 물문제를 단 2일 만에 해결해 주는 기적과도 같은 일을 실현시켰다. 이 학교는 전기도 수도도 공급되지 않아 학생들이 마실 물을 스스로 가지고 가야 한다. 건기에는 물을 확보하지 못해 지각과 결석이 잦다.

우리는 이 학교의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서 쓰도록 5t짜리 물탱크 2개를 설치하고 음수대를 설치했다. 비용이 전혀 들지 않도록 침전과 미생물의 자정작용만을 이용,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수질기준에 맞는 물을 공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지 조건에 맞춰 미리 한국에서 설계를 한 후 현지의 자재와 인력을 공급받아 설치하고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운전과 유지 관리하는 교육까지 실시했다. 모든 일들은 단 이틀 만에 이루어졌다. 이 과정은 지역의 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은 유튜브에 올려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빗물프로젝트는 매우 간단하고 적은 비용이 들었지만 전 세계 물문제 해결에 여러 가지 의미를 준다. 우선 깨끗한 물은 마을주민들에게 생명과도 같다는 것이다. 깨끗한 물을 확보하면 부수적으로 질병에 걸리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고 학생이나 주부가 물을 길어 오는 시간을 줄여 교육이나 가사에 시간을 더 투입할 수 있다. 모아 둔 깨끗한 물로 특용작물을 재배해 소득도 올릴 수 있다. 
또한 중요한 물문제를 주민 스스로 풀어 나갈 수 있도록 가르쳐 줬다는 점이다. 물고기를 주지 않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방식을 선택한 영향이다. 지역 주민들이 현지의 인력과 자재를 이용해 만들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앞으로는 시설의 설치에 필요한 비용만 확보한다면 그들 스스로 물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비용 지원 프로그램도 의미가 있다. 기존의 물 관련 원조프로젝트는 대규모 일변도의 지원이었다. 그렇다 보니 어느 지역의 물문제를 해결하려면 매우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이 같은 작은 규모의 빗물프로젝트는 개인이나 회사 차원에서도 감당할 수 있다. 작은 행동이 모이면 많은 곳에서 물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수행하는 데 가장 적임자는 토목분야의 상하수도 기술자다. 마을에 깨끗한 물을 공급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그들의 중요한 임무다. 그것을 위해 물을 확보하고 수질기준에 맞도록 처리하고 공급하는 기술을 배워 왔다. 그들의 기술로 지역주민들 전체는 물론 그 후손들까지 깨끗한 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시설물을 만들어 주고 가르쳐 줄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능력은 다른 어떤 전공분야의 능력과도 비교된다.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물문제를 해결해 주고 그들의 건강을 유지시키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전공분야는 그리 흔하지 않다. 가령 컴퓨터, 전기, 주택 등의 보급도 중요하지만 물에 비하면 열악한 삶의 환경 속에 처한 이들에게는 그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일은 물에 관련된 병의 예방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고 그 후손까지도 혜택을 줄 수 있는 일이다.

현재 전 세계 10억명 이상의 사람이 깨끗한 물을 접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UN)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런 마당에 대한민국의 상하수도 기술자가 최첨단에 서서 리드해 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한무영 대한토목학회 지속가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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