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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음모설까지…요동치는 터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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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가치·주식 급락에 터키 총리 투기세력 음모설 제기
금융권·대기업 등 고강도 조사…신흥국 통화 하락세 여전

총리 음모설까지…요동치는 터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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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터키 수도 이스탄불 도심의 게지공원 재개발 계획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었다. 시위는 정부의 강경 대응과 주도 세력의 부재로 사실상 종료됐으나 여파가 크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반정부 시위에 대한 터키 정부의 마녀사냥식 대응으로 정치불안과 경제위기가 더 고조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시위 진압을 진두지휘한 레제프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번 시위가 해외 세력과 자국 내 불법 단체들의 체제 전복 시도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시위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에르도안 총리는 이를 조장하는 투기세력의 음모론까지 펼쳤다. 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이 주식·외환 시장을 폭락시켜 시중 금리가 높아지면 이로써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터키 정부는 금융사와 증시를 강도 높게 조사 중이다. 터키 정부는 특히 도이체방크·시티그룹 같은 글로벌 금융사 직원들의 e메일과 전화통화 내용, 메신저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자국 대기업들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최근 터기 최대 재벌인 에너지 기업 코치홀딩스의 계열사들을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반정부 시위 당시 코치홀딩스 소유의 디반호텔이 시위대에게 피신처를 제공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의 금융시장 통제 움직임은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출구전략 시사 이후 터키 통화인 리라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국채 금리 급등과 주가 급락 같은 악재도 겹쳤다.

터키 정부는 리라화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60억달러(약 6조7110억원)나 외환시장에 투입했다. 중앙은행은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약발이 듣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금리인상으로 기업 활동이 제한되고 경기둔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만 커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터키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리라 가치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했지만 리라 가치는 이날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달러당 1.9745리라에 거래된 것이다.

주식과 채권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터키 이스탄불 증권거래소의 내셔널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46% 급락하며 마감됐다. 내셔널 100 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

터키는 지난해 2.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2011년 9%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성장률 목표인 4% 달성도 어려울 듯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터키가 경제 체질 개선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의 빈부격차가 가장 크다. 11년 간 이어져온 에르도안 총리의 장기 집권으로 부패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지수 순위에서 터키는 54위로 르완다와 그루지아보다 낮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에르도안 총리가 스위스 은행에 8개 비밀계좌를 갖고 있다고 폭로했다.

슈피겔은 터키 정부가 마녀사냥을 접고 강도 높은 체제 개혁에 나서지 않는 한 경제대국이 되겠다는 야심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21일 다른 신흥국 통화도 미 양적완화 축소를 둘러싼 불안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는 달러당 10.2776랜드에 거래되며 1.2%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0.09% 하락한 2.44헤알로 장을 마감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달러당 13.1739페소로 올라가며 1.6% 떨어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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