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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6등급과 10등급이 같은 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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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개인신용 평가시스템 부족, 일부 은행 등급 상관없이 최고이자

'억울한 高금리' 해결나선 금감원..금리산정체계 바로잡기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1.직장인 A씨는 최근 개인신용대출을 얻기 위해 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찾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홈페이지에는 신용등급별 적용금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는데, 6등급과 10등급의 적용금리가 똑같이 21.9%였다. 그가 시중은행을 통해 파악한 본인의 신용등급은 6등급이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 상한선인 34.9% 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금리가 높게 적용돼야 한다'는 그의 상식으로는 똑같은 금리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저축은행들의 개인신용대출금리 적용방식은 시중은행이 포함된 1금융권과는 사뭇 다르다. 최저금리와 최고금리 한도를 정한 후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 최종 금리가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부 저축은행들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최고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예가람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상품인 굿플랜론의 경우 신용등급이 5등급이나 10등급 모두 29.9%의 금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저축은행의 또 다른 상품인 라이브S론은 6~10등급의 저신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데, 34.9%로 적용금리가 같다.

친애저축은행의 친애프리론은 최고 금리를 29.2%로 설정하되 신용등급에 따라 최저금리를 15%에서 27%까지 구분했다. 하지만 실제적용된 대출금리인 가중평균금리는 2등급이나 8등급 모두 29.2%로 동일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이 이 같은 대출금리체계를 갖춘데는 개개인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신용도를 따져 대출금리를 산정해야 하는데 저축은행의 여건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규모가 작아질수록 이 같은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갖추기란 불가능하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리는 똑같이 적용하되 신용등급별로 대출액 한도를 조절하는 식으로 차등을 두는 방책을 쓰기도 한다.

자체 신용평가작업이 가능한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을 제외한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가 가동하고 있는 신용평가시스템을 주로 이용한다. 중앙회가 시스템을 통해 신용평가 기준을 마련하면 저축은행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신용평가시스템의 결과를 각 저축은행이 분석해 최종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용등급과 상관없는 저축은행의 이 같은 금리적용이 실추된 신뢰도를 끌어올리는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효순 예금보험공사 이사는 "6등급 대출자가 10등급과 같은 금리를 부여받는다면 본인이 손해보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9~10등급의 연체율이 다른 등급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자가 하위 등급에서 발생하는 연체를 보전해주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취급 잔액도 최근 수 년 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11년 6월말 5조5409억원에서 지난해 6월말에는 5조5324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6월에는 5조5584억원으로 회복했지만 의미있는 성장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 개인신용대출이 유일한 희망"이라면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하반기 중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체계를 점검할 방침이다. 최건호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신용등급에 맞는 금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원가금리부터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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