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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죽지 않아’, 독립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버려!

최종수정 2013.08.02 18:22 기사입력 2013.08.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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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이른바 ‘수구꼴통’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젊은 여자의 기이한 동거. 두 남자가 한 여자에 ‘꽂혔다’는 설정만 두고 봤을 때 관객은 흔히 야릇하고 선정적인 내용만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죽지 않아’(감독 황철민)는 야한 3류 영화가 아니다. 한국 사회와 한국인들의 정서를 고스란히 반영한 대중영화다.

저예산 독립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실제로 독립 영화중에는 작품을 만든 감독만이 이해할 수 있는 지루하고 공감되지 않는 영화들도 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죽지 않아’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대놓고 노출을 하거나 지나치게 거칠거나 청소년들에게 해를 끼칠만한 내용이 부각된 영화는 아니다. 황철민 감독 역시 이 영화를 ‘19세 관람가’로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았다. 그는 ‘죽지 않아’를 연출하면서 한국 사회의 복잡하고 현실적인 콤플렉스를 담아내려고 마음먹었다. 우화적인 접근을 하다보니 너무 야한 것이나 폭력적인 건 배제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하지만 심의에서는 예고편과 포스터가 문제가 됐다. 시간도 많지 않고 다시 제작할 수 있는 여건도 안 되는 탓에 포스터 상에는 ‘복상사’의 ‘상’자와 ‘우리 할배랑 자주라’는 카피의 ‘자’자가 붉은 색으로 칠해져있다.

이 작품은 놀고 싶지만 돈이 필요한 ‘개념 상실’ 손자 지훈과 갈수록 젊어지는 ‘정력 충전’ 할배가 한 여자에게 꽂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한국형 코믹 스릴러다. 지훈은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지고 마는 인물이며, 영화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때때로 유치하고, 과장되게 표현한 장면들이 실소를 자아내지만 결국은 영화가 그리고 있는 씁쓸한 현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감독은 가문과 핏줄에 집착하는 세대에 집중했다. 정성들여 제사를 지내고 사당을 만드는 장면은 한국 사회 특유의 전통을 보여준다. “손자가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강인한 트레이닝을 거쳐야 한다”는 감독의 말이 영화의 주제를 단박에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또한 감독은 세대 간의 소통 단절에 대한 안타까움도 영화를 통해 시원하게 표현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연극계에서 정평이 나 있는 이봉규(할배 역)와 감독의 제자인 차래형(지훈 역), 한은비(은주 역)는 세대차를 극복하고 극 속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다. 여배우의 강한 노출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법도 하지만, 한은비는 가슴을 드러내지 않고도 자극적인 목소리와 농염한 매력으로 극의 몰입을 돕는다.

‘죽지 않아’는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식에서 우수 한국 독립영화에 수여하는 ‘LG 하이엔틱 어워드’를 수상했다. 재기발랄하고 흥미로운 독립 영화의 등장에 박수를 보낸다.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은 오는 8일.

유수경 기자 uu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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