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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권익운동, 필요惡 논란만 키웠다

최종수정 2013.07.31 12:00 기사입력 2013.07.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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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투신 사망 그 후…

다문화가정 인종차별 등 남성단체 변질 우려 목소리도…
남성권익운동, 필요惡 논란만 키웠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충훈 기자] '남성 권익 개선운동가'를 자처했던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46)의 투신사망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남성운동'의 활동 방식과 진정한 양성평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연대의 방식을 지지할 순 없지만 제대로 된 남성단체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사회가 가부장제로 대표되는 기존의 사회문화적 구조를 타파하려는 데 중점을 둔 나머지 남성에게만 지워지는 의무 또는 억압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이같은 요구가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남성의전화 이옥이 소장은 "그동안 여성들이 사회적 약자였다면 이제는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지고 활동이 보장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남성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가정문제로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성들 입장에서는 여성가족부처럼 정부가 남성의 문제를 다루거나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운동가 한지환씨는 "남성연대가 확고한 세력화를 구축하진 못했지만 많은 남성들의 지지를 얻는 데는 성공했다"며 "성 대표가 다소 거친 방법이지만 훌륭하게 남성의 현실을 대변했다"고 평가했다.다만 남녀의 역할이 선천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전통적인 역할관을 되살려야 한다는 남성연대의 주장에는 반대했다.

한씨는 "전통적인 성역할관을 탈피해 남녀 구분없이 자유로운 성역할을 맡겨야 한다"며 "남성이 전업주부가 돼도 떳떳할 수 있고 여성도 가장으로서 위엄을 세울 수 있을 때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남성단체가 생기는 이유를 여성에 비해 '기득권 집단'이었던 남성의 피해의식에 있다고 보고 또 다른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단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기득권을 상실하는 데 따른 피해의식은 곧 지나친 공격성을 낳게 된다"며 "일례로 통일된 독일에서 기득권을 잃은 세력들이 인종차별 같은 사회문제를 낳았듯이 남성단체가 다문화가정 등에 대한 인종차별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남성연대가 지원해 온 싱글대디 같은 문제도 사회 구성원이 공통된 위기의식을 가지고 함께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양성평등 문화를 함께 가꿔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남성연대 지지자들은 지속적인 관심과 재정 후원으로 이 단체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반영하듯 30일 성재기 대표의 빈소가 마련된 여의도성모병원에는 지지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성 대표가 투신한 마포대교 자리에는 밤 사이 소주와 과일, 담배 등을 올린 제사상이 차려지기도 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성 대표를 100년 전 여성운동가 에밀리 데이비슨에 비유하는 광고가 게재되기도 했다. 데이비슨은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하며 영국 왕실 경마대회에서 달리는 말 앞에 뛰어들었던 여성 인권 운동가다.

남성연대 측은 30일 대국민 사과 성명을 통해 "남성연대의 향후 행보에 대해 많은 분들의 진심 어린 관심을 받고 있지만, 대표의 장례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문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조인경 기자 ikjo@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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