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하순 피해대리점협의회가 남양유업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 뒤 170여일 만이고, 5월 초 막말 파문이 일어난 뒤로는 70여일 만이다. 막말 파문은 남양유업의 30대 직원이 대리점의 50대 점주를 상대로 밀어내기 영업을 하면서 '입금 못하면 죽을 줄 알라'고 반말로 다그치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남양유업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는 동시에 소비자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제품의 매출이 격감했다. 수세에 몰린 남양유업으로서는 대리점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타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앞으로 '상생협력의 모범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한 김웅 대표의 약속을 그대로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선은 대리점들에 대한 피해배상을 차질 없이 실행하고, 그 다음 단계로 대리점들에 대한 '갑'으로서의 횡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야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바랄 일이다. 국회에는 현재 '남양유업 방지법'으로 속칭되는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안'이 제출돼 있다. 여야 정당들은 조속히 이 법안을 처리하여 경제적 약자를 울리는 '갑을문화'의 청산으로 가는 이정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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