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출구전략을 구체화 하면서 글로벌 주요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친 가운데 가장 주가가 많이 떨어진 업종이 금 관련주였다.
라잣 코히리 스탠다드뱅크 애널리스트는 "금은 다른 그 어떤 금속 보다도 투자에 있어 물음표를 갖게 한다"면서 "양적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금이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 규모의 금광업체들이 도산하는 경우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광업체들은 금값이 올랐던 지난해에도 투자매력에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40개의 대형 금광업체들 가운데 지난해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기업은 배릭골드, 앵글로골드 아산티, 골드코프, 뉴몬트 등 4곳이다.
금값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온스당 1700달러 선에서 움직였지만 지금은 1300달러도 밑돌고 있다. 금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연말까지 금값이 1200달러로 떨어지고 2017년엔 10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값 폭락과 마진 축소로 금광업체들은 자산상각이 불가피해졌다. 이달 초 호주 최대 금광업체인 뉴크레스트는 호주, 파푸아뉴기니, 아프리카에 소재한 금광들의 자산가치에 대해 60억호주달러어치의 자산상각을 단행했다.
런던 소재 리베룸 캐피탈은 "반기 보고서 발표 때 금광업체들은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줄줄이 자산상각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일부 금광업체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 금융컨설팅 업체인 팻 프라핏의 데이비드 레녹스 애널리스트도 "우리는 더 많은 금광업체들이 자산상각을 보고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이것이 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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