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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이슬람 사원 뒤 '계단장', 주민·예술가 문화놀이터

최종수정 2013.05.23 14:07 기사입력 2013.05.23 14:07

이태원 우사단로 이슬람사원 뒤편 계단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동네 '계단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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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계단이 왁자지껄한 '동네 장터'가 됐다.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이는 그동안 모아온 빈티지 의류를 팔러 나오는가 하면, 즉석에서 전을 부치고 직접 담근 사과주를 파는 주민도 있다. 수제버거, 수제 초콜릿 등 집에서 만든 과자를 팔거나, 상인 대열에 합류한 화가가 10원짜리 10초 초상화를 그려주기도 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이슬람사원 뒤편에서 매달 마지막 토요일이면 볼 수 있는 '이태원 계단장'의 풍경이다. 이 계단장을 추진하고 진행하는 이들은 '우사단단'이라는 이름의 단체로 동네 주민과 아티스트들이 주축이 됐다. 이슬람사원 주변 일대 길을 '우사단로(雩祀壇路)'라고 불렀던 데서 붙은 이름이다. 우사단은 조선 태종 때 이곳에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세운 단이다. 지대가 높은 이슬람사원 뒤쪽에서 한강을 향해 아래로 놓여진 60여개 계단은 이제 이곳 '우사단 마을'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21일 우사단단 대표 오단(25ㆍ여)씨를 만나기 위해 이슬람사원 정문 앞 '까페 벗'을 찾았다.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를 나와 케밥집, 의류점, 식당, 주점, 트렌스젠더바, 생필품점, 공구점 등 즐비한 상점들을 지나면 이 동네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파란 타일로 장식된 흰색 이슬람 사원 건물을 만나게 된다. 서울에서 유일한 이슬람사원이다. 사원 인근에는 터번이나 히잡을 쓴 이슬람계 사람들, 아프리카계, 중국계 외국인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이곳 주변은 이태원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동네다. 외국인뿐 아니라 저렴한 작업실이 필요한 국내 아티스트들도 여럿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한다.

이태원 계단장을 기획한 '우사단단' 멤버들. 오른쪽 맨 윗줄이 우사단단 대표 오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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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앞 '까페 벗'은 음료를 파는 가게이자 우사단단의 회의, 행사준비, 마을신문 기획 등이 이뤄지는 장소다.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한다. 이날도 오는 25일 열릴 5월 계단장을 앞두고 준비 점검이 이뤄졌다. 지난 3월말부터 매달 말 열리는 계단장은 회를 거듭할수록 물건을 팔겠다는 '셀러(Seller)'들이 많아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1회 때 30~40팀 규모였던 셀러는 지난달 40~50팀, 이번달 말 80팀으로 크게 늘어났다.
오 씨는 "계단장은 페이스북, 블로그 등 인터넷으로 홍보되며, 동네사람이나 외부사람 모두 모여 즐겁게 사고 팔고 노는 장"이라며 "사전에 셀러들과 우사단단 구성원들이 마을 청소와 공간세팅 그리고 뒤풀이를 하면서 유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단장은 이렇듯 셀러들에게 장사할 수 있는 판로를 무료로 제공하고, 우사단단이 목표로 한 '마을공동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가끔씩은 성악가나 밴드들이 깜짝 공연을 펼쳐 마을 장터의 흥을 돋궜다. 또 우사단단은 지난 1월부터 월간신문 '월간 우사단'을 만들어 무료 배포중이다. 이 신문도 마을의 주민, 예술가가 뭉쳐 기획하고 편집한 결과물이다. 동네의 소식, 인물, 행사, 부동산 매물정보들이 위트있게 그림과 글로 소개돼 있다.

'우사단 마을 만들기'는 애초에 기존에 살던 주민이 아니라 외부인들에 의해 시작됐다. 외부인들은 바로 '청년장사꾼'이라는 그룹이다. 오 씨처럼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 청년들이 모여 만들어진 모임이다. 총 9명으로 지난해 1월 창립돼 8월 이태원에 오프라인 까페를 설립하기까지 아이템 준비과정을 거쳤다. 전세금을 빼기도 했고, 직장에서 모은 돈을 투자하기도 하고, 모자란 돈은 대출을 받아 '까페 벗' 보증금 3000여만원을 마련하고 숙박할 수 있는 월셋방도 구했다. 서울시 지원금 150만원도 받을 수 있었다. 까페는 오 씨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동네 주민과 예술가들이 뭉쳐 '우사단단'이란 단체를 꾸리게 된 것이다.

청년장사꾼은 장사, 문화, 놀이가 결합된 사업들을 통한 지역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태원에 이어 최근 경복궁 인근 서촌에서 '열정감자, 열정꼬치'라는 아이템으로 청년창업에도 도전했다. 오 씨는 "일이라기 보단 동네에서 놀면서 재밌는 것들을 도모한다는 느낌이 크다"면서 "경제학 전공이었지만 워낙 문화기획자로 일해보길 원했고, 직접 마을 활동과 문화기획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아 즐겁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 후 '취직'이라는 대부분이 걷는 길을 따라가지 않은 이들이 이렇게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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