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협동조합 만들자]
저자는 지난해 말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 시행되자 당혹스러웠다고 고백한다. 20여년동안 우리나라에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설파해온 저자도 기본법 제정이 막상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 했으며, 그에 대비되지 못한 까닭이다. 현재 협동조합은 기본법 시행 100여일만에 700여개가 설립됐으며, 1000여개가 설립 준비중이다. 책이 돌풍을 일으키는 배경이다. 저자는 "협동조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많다"며 "수익 모델, 경영 기법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동조합 창업 열풍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다"라고 우려도 내비친다.
"이제부터 조합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 다양한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한다. 지금은 막연한 기대로 출발하는 사람이 많다. 협동조합 경영은 주식회사나 개인창업보다 더 어렵다. 그나마 초기에 성공모델이 제대로 나와야 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에 안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혜와 용기를 갖고 서로 힘을 합쳐 헤쳐 나가야 한다."
저자의 우려가 무엇인 지, 협동조합주의자로 동분서주하는 이유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 협동조합을 만들자'는 그런 저자의 기대와 우려, 희망이 두루 담겨 있다. 그래서 책의 내용보다 저자의 진심이 더 다가온다. 협동조합과 관련한 저술이 극히 미미한 현실에서 현장의 실무와 연구, 토론, 컨설팅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토대로 작성된 지침서라는 점에서 더욱 귀하다. 독자들에게 아주 유용한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는 협동조합의 역사부터 협동조합의 성격, 가치, 원칙 뿐만 아니라 주식회사와 다른 점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또 협동조합 설립 창업 준비 및 과정, 업종 선택, 사업계획 수립, 정관과 규약의 작성, 창업 행정의 진행이 자세하게 실무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정리돼 있다. 또한 협동조합의 마케팅 전략, 재무와 회계, 조직ㆍ기업문화, 협동조합의 혁신경영과 사회적 책임 경영 등도 세세하게 나온다. 그야말로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유용한 실무지침서다. <'우리, 협동조합 만들자'/김성오 외 5인 지음/겨울나무 출간/값 1만6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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