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AP·해상도·카메라, 갈데까지 간 하드웨어 경쟁...플렉시블·무선충전 등 차별화 중요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스마트폰 머리 4개, 화면 해상도 400ppi, 카메라 화소수 1300만.
'숫자'를 앞세운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이 한계에 다다랐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숫자, 화면 크기와 해상도, 카메라 화소수 등을 높여가며 끊임없이 숫자 경쟁을 벌이는 것도 올 상반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마트폰 제조사간 하드웨어 성능이 평준화되면서 하드웨어 경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AP 경쟁이다. 지난해 '쿼드코어'가 나오면서 스마트폰 AP 사양 경쟁은 사실상 끝이 났다. AP 성능은 2010년 싱글코어(AP 1개), 2011년 듀얼코어(AP 2개), 2012년 쿼드코어(AP 4개)로 발전했다. AP 숫자가 많을수록 멀티태스킹을 할 때 빠른 속도와 강력한 성능을 지원하는데 매년 AP 숫자를 2배로 늘려 현재 PC에 탑재하는 쿼드코어까지 발전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4나 갤럭시노트3부터 옥타코어(AP 8개)를 탑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옥타코어도 동시에 구동 가능한 AP는 최대 4개다. AP 성능은 지난해 쿼드코어로 끝이 난 셈이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 경쟁도 막바지다. 팬택은 이달초 6인치급 풀HD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2011년 4인치대, 2012년 5인치대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됐다면 올해는 6인치에 가까운 제품이 출시되는 것이다. 중국 화웨이는 6.1인치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7인치부터는 태블릿으로 보기 때문에 스마트폰 크기 경쟁도 마무리된 것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성능이 PC, TV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콘텐츠가 다양해지면 하드웨어 사양이 소폭 높아질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기존 방식의 하드웨어 경쟁은 끝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제조사간 하드웨어 경쟁이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깨지지 않거나 휘어지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등 사용성과 기능적 측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하드웨어의 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스마트폰 제조사간 하드웨어 경쟁의 양상이 기존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단순한 스펙 올리기가 아니라 하드웨어 기술력, 혁신에서 차별화에 집중하면서 제조사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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