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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력계획 환경단체 반발하는 이유는? "발전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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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계획 공청회 무산… 시민·노동계 반발하는 이유는

1일 전력수급계획 공청회 무산… 시민·노동계 "전기마저 재벌이 독점"
6차 계획, 민간 발전사 전체 화력 용량 중 74.4% 차지
정치권 "전력산업 민영화 가속화 시킬 것" 지적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지식경제부가 최근 확정한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대한 공청회가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시민연대,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등 50여명은 1일 오후 전력수급계획 공청회가 열린 예정이던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대강당을 점거하고 공청회를 막았다.
이들은 "이번 발전계획이 시행되면 민간 대기업이 발전시설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데, 전기마저 재벌이 독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발전 민영화 계획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처럼 발전노조와 환경단체들이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은 민간기업 발전시설의 확대다.

지경부 계획에 따르면 이번에 화력발전사업권을 획득한 기업 중 민간 대기업 수는 8개로 한전 발전자회사(4개)의 2배다.
또 민간 대기업이 보유하게 될 화력 발전용량은 1176만kW로 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될 전체 화력용량 중 74.4%를 차지한다.

전력계획 공청회 무산… 시민·노동계 반발하는 이유는

발전노조와 환경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전력산업은 공공성이 가장 중요한 산업인데도 SK, 삼성 등 대기업 건설사에 사업권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사실상의 전력사업 민영화인 것은 물론 재벌에 대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6차 계획에 의해 대폭 늘어나는 화력발전소는 민간 대기업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자 매력적인 '신성장 동력'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민간 화력발전 업체들은 지난해 1~3분기에 10%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 5.7%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것이다. SK E&S의 영업이익률은 65.2%에 달했다. 30여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해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덜 수도 있다. 현금거래이기 때문에 '캐시카우'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기업이 높은 수익을 거두는 이유는 현행 전력거래 체계 때문이다. 한전은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구매할 때 가장 비싼 연료로 전력을 생산한 발전기의 발전단가를 '시장 가격'으로 정한다.

예를 들어 특정시간에 공급한 전력 1㎾h당 단가가 A사는 10원, B사는 50원, C사는 100원이 들었다면, 한전은 이 중 가장 높은 C사의 100원을 전력 구매 단가로 결정한다. A사는 90원, B사는 50원의 큰 이익을 보지만 전력을 구매하는 한전의 입장에선 그만큼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3분기 한전은 8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총부채는 91조원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전력산업 민영화 가속화 시킬 것"

지경부의 이번 전력수급계획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민주통합당 홍의락 의원은 "정부가 전력수요를 과대예측해 민간발전소 건설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경부는 전기요금 인상률을 매년 평균 물가상승률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예측했다"며 "그러나 2009년 이후 전기요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았던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기료를 너무 싸게 설정하고 계산한 탓에 예상 전기 사용량도 많아졌으며 결과적으로 민간화력발전소 건설확대를 가져왔다고 홍 의원은 지적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도 "민간발전사의 진출은 전기요금 인상 등 전체 전력시장을 (대기업이) 좌지우지 하게 되면서 전력시장 구조를 왜곡하게 된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언급한 전력사업의 경쟁체제 도입과 맞물려 전력산업 민영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기는 공공재이며 전력산업은 공공산업이다. 민간 사업자의 이윤창출 수단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6차 계획에 허가받은 민간 발전사들 대부분이 대기업으로 지역별로 골고루 안배 받았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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