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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도 과외, 끝이 없는 사교육

최종수정 2013.01.29 13:00 기사입력 2013.01.29 11:15

졸업 앞둔 대학생 스펙쌓기..한 달에 50만원 이상 지출도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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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윤민 인턴기자]#서울 소재 4년제 대학 4학년생인 한지은(25)씨는 5개월째 토익 학원을 다니고 있다. 학원 수강료는 월 20만원, 교재비까지 더하면 5만원이 추가된다. 목표점수는 950점인데 아직 800점대 후반에서 성적이 제자리걸음이다. '공사'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인 한 씨는 "점수가 높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900점을 받아도 만점을 받기 위해 더 공부하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영어 면접과 토익스피킹에 대비해 세 달 전부터는 매달 12만원을 들어 전화영어도 하고 있다. 이달에는 상식시험을 위해 인터넷 강의로 9만5000원을 결재했다. 이래저래 '취업'을 위한 한 달 사교육비로만 50만원 가까이 드는 셈이다. 한 씨는 "고3때도 과외 한 번 안받았는데 지금은 취업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에 취업 문턱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대학생들의 '취업 사교육'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영어학원에서부터 대기업 인적성검사, 각종 공사 필기시험 대비, 금융권 면접 등 사교육 종류도 다양화, 세분화되는 추세다. 그만큼 대학생들에게는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와는 별도로 또 다른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 또 많은 경제적 비용이 들어가는 '취업 사교육'이 향후 '일자리 양극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해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인당 사교육에 쓰는 돈은 월평균 32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으로 환산하면 385만2000원으로, 2010년 27만1000원에 비해서는 2년 만에 19%나 늘었다. 사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과 맞먹는 비용이 '취업 사교육'에 들어가는 것이다. 취업에 드는 비용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이다.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서는 취업 준비 비용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는 구직자가 무려 전체 94.1%를 차지했다.

◆ 대기업 인적성 검사, 금융권 면접, 승무원 준비 등 사교육비로 '휘청' =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선 각 기업의 인적성 검사를 통과하는 게 최대 관문이다. 이로 인해 현직에 몸 담았던 전문 강사들의 강의는 없어서 못들을 정도로 인기다. 삼성계열사의 전직 인사담당자가 추리, 수리, 상식 등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대해 교육을 해주는 강의는 25만원이라는 강의료에도 불구하고 몇 달 째 마감이다. 현대자동차 인적성검사(HKAT)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직군의 특성에 맞춰 단기 '면접' 과외를 받는 학생들도 있다. 한 인터넷 취업게시판에는 '주 3회 이상 프리젠테이션(PT) 면접 과외 해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오자마자 조회수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금융권의 경우는 업종에 특화된 면접 수업이 별도로 이뤄지기도 한다. 실제로 S업체에서는 회계, 재무 등과 같은 기본 지식에서부터 현재 경제상황 이슈, 시사, 토론 주제 등에 대해 약 5주간 일대일 속성으로 배우는 데 5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그룹별로 배우면 4회에 30만원이다. 승무원의 경우, 1년 과정의 국내대비반은 140만원, 종합반은 190만원선이며, 아나운서 과정도 3개월 과정이 150~200만원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취업난을 돌파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수강료도 마다하지 않는다. 취업준비생인 조우영(27/가명)씨는 "돈이 좀 들더라도 우선 취업부터 되고 보자는 마음이 있다"며 "학원이나 과외를 받아서라도 단기간에 취업에 성공하는 게 오히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말했다. SSAT 강의를 듣고 있는 이수희(23/가명)씨는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는 한, 이 같은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하소연했다.

◆ '사교육 무장'이 '좋은 일자리'의 지름길? = '취업'을 위해 대학생들이 사교육에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것이 사회적, 개인적 비용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쌓은 스펙이 향후 직업능력으로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스펙이 높은 졸업생들이 취업에 성공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학생들로서는 '스펙 쌓기'를 포기할 수 없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4년제 대학생의 스펙 쌓기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괜찮은 일자리' 취업자가 기타 일자리 취업자보다 토익점수와 어학연수 참가비율 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말하는 '괜찮은 일자리'는 대기업, 금융권, 공기업, 외국계 회사 등의 정규직이다. 또 소득 수준별로 비교한 결과, 가구 소득에 따른 학점 차이는 거의 없지만, 고소득 가구 출신이 토익이나 어학연수 참가 비율이 높았다. 즉 취업구조가 고소득 가구 출신이 더 좋은 스펙을 쌓고, 그것을 발판으로 더 괜찮은 일자리를 얻게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채창균 선임연구위원은 "영어실력이나 인턴제 경험이 취업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면, 고소득 가구 자녀의 취업 성과가 더 좋게 나타나 일자리 양극화이 세대간 재생산이 우려된다"며 "기업이 채용기준을 간소화해 그 기준을 사전에 공시하고, 투명하게 관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스펙 쌓기 경쟁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윤민 인턴기자 min8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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