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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지배 주체는 정부 아닌 사용자"(종합)

최종수정 2013.01.03 18:23 기사입력 2013.01.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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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인터넷 지배 주체는 정부가 아닌 사용자 중심이어야 한다"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한국정보법학회 공동회장)는 3일 '인터넷을 둘러싼 권력 전쟁' 특별 포럼에서 "정부 차원의 인터넷 규제 움직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CCK, 한국정보법학회, 하자센터 주최로 마련된 이날 특별 포럼은 인터넷의 주인은 정부가 아닌 사용자임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수잔 크로포드 전 오바마정부 기술 특보,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 박재천 한국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한 포럼은 새 국제전기통신규칙(ITRs)의 배경과 의미, 인터넷 통제권을 둘러싼 복합적인 갈등양상에 대한 토론으로 이뤄졌다.

강 부장판사는 "인터넷 주체는 사용자 곧 구성원이며, 종국적으로 시민과 자율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플레이어의 의견이 수렴되던 지배 체제가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아닌 다자간 협력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 속성상 국제간의 공조 협조가 절실하지만, 인터넷에 대한 통제권은 곧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 반지와 같다"며 섣부른 규제 움직임을 경계했다.
단기적 시각의 규제보다 글로벌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인터넷 통제권을 갖고 싶어 하지만 이 때문에 세상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독점적인 통제 시도로부터 인터넷을 지키고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잔 크로포드는 WCIT 인터넷 통제권 논의는 전쟁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WCIT와 같은 거대 국제기관이 인터넷 통제권에 대한 논의를 벌이는 것은 각국 정부의 규제를 정당화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전쟁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폐막한 ITU 국제전기통신세계회의(Wcit)에서 다뤄진 인터넷 통제 논의는 정부가 단독으로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일을 권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점에서 반민주적인 시도였다고 강조했다.

전 오바마정부 기술 특보이자 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이사인 수잔 크로포드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ICANN은 제한된 권리만 가지고 있다. ITU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며 "인터넷에서 정보가 자유롭게 흐르기 위해서 정부가 수직상하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수잔은 트래픽에 대한 과세, 정부의 게이트키퍼화 등 위험성도 제기했다. 그는 "ITU라는 거대 기관에서 인터넷 통제라는 안건이 다뤄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라며 "특히 이번 회의에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과 인권 침해 이슈도 포함돼 있어 우려를 더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참가국의 40%가 서명하지 않은데 대해 "미국이 새 ITR에 동의하지 않은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권한을 결정할 권리가 정부에만 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회의에서 다뤄진 스팸 방지 부문도 이같은 위험성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수잔은 "한 사람에게 스팸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다른 이에겐 예술작품일 수 있다"며 콘텐츠도 일종의 콘텐츠라고 말했다. 스팸 방지 권한을 정부에게만 제한할 경우 콘텐츠에 대한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잔은 인터넷 논의에 대한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2014년 부산에서 ITU 전권회의가 열린다"며 "한국이 앞으로 2년 동안 인터넷 거버넌스를 결정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이번 새 통신규약이 인터넷의 2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이제 본격적으로 글로벌 인터넷이 어떤 모습을 갖춰갈 지 토론이 시작되고 있다"며 "인터넷이 시작된지 30년 정도 됐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세계화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패널로 참가한 박재천 한국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번 회의에 파견된 대표단 중 인터넷 거버넌스를 제대로 이해한 전문가는 1명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인터넷 통제를 논하는 국제회의에 인터넷 커뮤니티의 정수를 이해한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통위가 새 국제통신조약에 서명한 데 대해 국내법과 갈등이 없다는 점과 2014년 의장국으로서 외교적 입장 등을 들었지만 타당치 않은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다만 이번 회의가 실행이 아닌 협력의 합의에 불과했다는 점, 인터넷 통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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