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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원 짜리 유모차 타는 상위1% 귀족 애완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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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함께살기③] "비싸도 괜찮아"…고가 애완견용품 천태만상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바람이 제법 쌀쌀했던 주말 오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한 대학 캠퍼스에 나이 지긋한 노부부가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유모차를 끌며 산책중이었다. '손주를 데리고 나왔나 보다' 생각하던 찰나 유모차 덮개 아래로 강아지 한 마리가 얼굴을 빠금히 내민다. 앙증맞기 그지 없는 몸집의 흰색 포메라니안이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확대되고 있다. 규모 뿐 아니라 상품 하나하나가 더 특화되고 고급화되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건조사료, 캔사료 등 가공제품 일색이던 먹거리 대신 천연 유기농 재료로 손수 가공한 고급 간식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전문 요리사가 무항생제 냉장 닭가슴살, 청정 냉장 쇠고기, 유기농 두부와 야채 등을 가공해 만든 수제 간식이 인기리에 판매중이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I 애견샵 관계자는 "매장에서 직접 재료 손질부터 가공까지 일일이 요리사의 손을 거친다"면서 "스스로 웰빙 먹거리를 추구하시는 분들이 자기의 반려동물에게도 고급 음식을 먹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매장 건너편에 위치한 최고급 슈퍼마켓 S사에서는 현미, 생닭고기, 연어를 주재료로 만든 사료나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춘 웰빙 사료들이 진열대를 점령하고 있다. 가격은 2㎏ 기준 9000~2만5000원 선이다.

반려동물 용품의 고급화 바람은 의류나 액세서리에서도 나타난다. 인기 애견의류 브랜드인 L사, P사, S사의 의류 가격은 3만~30만원대까지 구비가 돼 있고 멋을 내기 위해 두르는 스카프나 외출시 사용하는 목줄도 무려 8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30만원이 넘는 'M'사의 영국산 침구가 싱글 반려족들에게 인기를 끄는가 하면, 한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에서 판매중인 미국산 애견 유모차는 일반 유모차와 맞먹는 50만~80만원대에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 'M'사의 영국산 애완견 침구는 가격이 30만원을 호가하지만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 'M'사의 영국산 애완견 침구는 가격이 30만원을 호가하지만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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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한 친환경 목재 가구도 반려족들 사이에선 인기다. J사 한정광 대표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염려해 포르말린 등 유해한 화학물질이 없는 천연가구를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면서 "3만~7만원대의 자작나무 식판이 가장 잘 나간다"고 설명했다.

애지중지 기르던 동물이 아프면 때로는 사람만큼 치료비가 들지만 고가의 비용 지불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울 건대부속동물병원의 경우 개인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반려동물들이 하루에도 20~25마리씩 찾고 있다. 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 초진 비용만 최소 50만원에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장비 이용료도 50만~80만원이다. 종양제거 수술에는 100만~200만원, 항암 치료의 경우 한 달 평균 치료비만 100만원 이상 들 정도다.

이 병원 박희명 원장은 "마취 비용, 판독비 등 시술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하면 진료비가 비싸긴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더라도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치료비 부담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사망 후 장례를 치러주는 의식 역시 단순히 사체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경우 못지 않게 엄숙한 절차와 도구를 갖춰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애견 장례용품을 취급하는 H쇼핑몰은 20만~40만원대의 안동포 수의로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고 순금장식이 들어간 160만원 짜리 수의도 찾는 이들이 있다. 또 다른 장례업체 A사는 장례식 비용을 등급에 따라 20만원부터 300만원까지 차별화하고 있다. 화장 비용 20만원(소형견 기준)은 별도다.

화장 대신 건조장법을 활용하는 A사의 김찬회 이사는 "동물이 죽을 경우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지만 많은 분들이 '차마 그럴 수 없다'고 호소한다"며 "(화분장은) 죽은 후에도 집안에 가까이 둘 수 있어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 지난달 28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F.C.I 인터내셔널 도그쇼'에는 50종이 넘는 애완견 500여마리와 이들의 견주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 지난달 28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F.C.I 인터내셔널 도그쇼'에는 50종이 넘는 애완견 500여마리와 이들의 견주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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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문화가 성장하면서 '개 중의 개'를 선발한다는 도그쇼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도그쇼만 한해 50건 이상이다. 견종 특유의 체형이나 성질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가부터 골격, 근육, 모피의 상태, 치아의 교합 정도, 밸런스, 컨디션, 캐릭터 등을 바탕으로 표준에 부합하는 개를 선발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애견협회 박애경 회장은 "매회 도그쇼마다 40~50여종의 견종들이 출전한다"며 "순수 혈통이 철저히 검증된 상위 1%의 귀족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도그쇼 수상 경력이 있는 개의 분양가는 통상 300만~2000만원 선. 하지만 수상 이력이 화려할수록 분양가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게 업계 통설이다.

핸들러(도그쇼에서 애견과 함께 등장하는 훈련사)로 활동 중인 이모(36)씨는 "도그쇼 수상 이력이 화려할수록 그 개가 지닌 경제적 가치가 올라가 100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며 "그만큼 평소 개의 체격관리와 훈련에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투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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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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