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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영 1년…이건희 회장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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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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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21일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해 현장 경영에 나선지 꼭 1년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21일 출근경영을 시작했다.

이 회장의 지난 1년은 삼성 내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통한 향후 100년 대계를 고민하기 위한 시간으로 요약된다.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와중에도 구성원들을 만나 솔직하고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소통했다.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위한 해외출장과 글로벌 경제인들을 만나기 위한 미팅을 제외하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서초 사옥으로 출근해 경영현안을 직접 챙겼다. 점심에는 삼성그룹내의 각 계층과 오찬을 함께 하며 임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돌이켜보면 이 회장에게 지난 1년은 새로운 위기가 닥친 해였다. 애플, 구글, 월풀 등 글로벌 IT, 가전업체들이 특허침해나 덤핑 혐의로 삼성전자를 연이어 제소하고 조직내에선 부정부패의 싹이 트고 있었다.

이 회장의 위기 의식은 신년사와 출근 시간에서도 잘 나타난다.
첫 출근 당시 이 회장은 "애플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삼성에 대해 견제하고 있다. 못이 튀어 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다"며 달라진 삼성의 위상에 대해 언급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지금부터 10년은 100년으로 나아가는 도전의 시기"라며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안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근 시간도 앞당겨졌다. 지난해 4월 8시 40분경이던 이 회장의 출근 시간은 지난해 7월부터 7시 30분으로 앞당겨졌다. 올해 들어서는 6시 40~50분으로 당겨지더니 지난 9일에는 6시 15분까지 빨라졌다. 조직에 고삐를 바짝 당기면서 출근 시간도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무언의 압박이자 기강해이를 경계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장 경영 이후 가장 먼저 부정부패의 싹을 잘라냈다. 삼성테크윈의 부정부패를 보고 받은 이 회장의 위기감은 근본적인데 있었다. 회사 실적도 좋아지고 세계 각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톱으로 자리잡다 보니 조직내 긴장의 끈이 늦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6월 9일 이 회장은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다. 지난 10년간 삼성이 조금 잘되고 안심이 되다 보니 이런현상이 나타났는데 걱정스러워 이 문제를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약 일주일 후 삼성은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을 교체했다. 감사팀 인력 보강과 권한도 확대했다. 매년 말 실시하는 정기인사 대신 7월 1일 삼성전자와 삼성정밀화학의 사장단을 전격 교체했다.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조직내 긴장감을 불어 넣으며 이 회장은 삼성그룹 임직원들과 계층별 오찬 미팅을 가졌다. 지난해 4월 21일 삼성 미래전략실 팀장들과 오찬을 시작한 이후 금융, 전자, 중공업 등의 사장단은 물론 여성 임원, 해외 지역전문가, 여성 승진자 등과도 점심을 함께 하며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오찬을 함께 한 직원에게는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나이가 찼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직원에게는 결혼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아몰레드를 개발한 주역들에게는 기쁜 마음을 주체못하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조직내 기강이 해이해졌을 경우는 불같이 화를내며 질책했다. 담합, 공정위의 조사 방해 등 기업 윤리 문제에는 재발 방지 대책과 임직원들의 인식변화도 함께 주문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이건희 회장께선 긴장감을 불어 넣으면서도 조직원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잊지 않았다"면서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삼성그룹 내부의 각 계층별 목소리를 듣고 이를 사업에 반영했던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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