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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민주통합당이 총선에 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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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제19대 총선 결과는 이변이었다. 새누리당은 의석 152석을 차지하며, 신승했다. 정확하게는 '박근혜의 승리'였다. 민주통합당은 '무참히' 졌다. 민주통합당은 고작 127석을 얻는데 그쳤다.

11일 오후 개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묘한 기류가 흘렀다. 민주통합당이 1당이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투표율이 54.3%에 그치자 전문가들은 판세 분석에 여념이 없었다. 민주통합당이 이렇게 참패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지만, 쉽게 이기기는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우선 선거운동 중도에 '전선 주도권'을 새누리당에 빼앗겼다.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선거 내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이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지친 국민들에게 그럴듯하게 먹혔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야당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거저 먹을 수 있는' 판이었다. 문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제주 해군지기 건설 반대'에서부터 시작했다. 참여정부 인사들의 '말 바꾸기' 논란은 그들에 대한 신뢰감을 잃게 했다. 5년전 참여정부의 실정을 떠올리게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얻은 지지가 한 순간에 흩어졌다.

야당은 '이명박근혜'라는 언어조합까지 만들며 새누리당을 몰아부쳤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박근혜'를 심판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특히 불법사찰 문제가 불거지면서 불똥은 엉뚱하게 튀었다. 청와대가 "참여정부 시절에도 불법사찰이 있었다"고 반격하면서 야당의 정권심판론은 설득력을 잃었다. 그 와중에 "박근혜 전·현 정권 불법사찰의 피해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와 민주통합당의 진실게임 속에서 이득을 본 사람은 분명 박근혜였다.

여당은 여당대로의 전선을 만들었다.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야당보다 더 감각적인 복지정책을 내놨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 여당은 현 정부와 다른 트랙을 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선거철에 접어들자 여당은 스스로 '여당' 간판을 버렸다.전선은 과거 '진보 대 보수', '좌파 대 우파'의 전선 개념을 희석했다. 선거 막바지가 되면서 구도는 '보수 야당'과 '좌파 야당'의 싸움이 됐다.
무엇보다 큰 실패는 민주통합당이 아직 '대안정당'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에 화가 나지만, 그렇다고 민주통합당을 지지하기에는 미심쩍은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이같은 불신의 눈초리는 민주통합당 스스로 풀어내야 한다.

'진보'든 '중도진보'든 어떤 식으로든 자기 정체성이 분명해야 한다. 국가관도 명확해야 한다. '종북주의자', '주사파', '반미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않으면 민주통합당은 보수진영이 큰 잘못을 저지를 때 반사이익을 잠깐 잠깐 챙기는 정당에 불과하다. 8개월 남은 대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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