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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굶고 있어요"…20대 모녀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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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게임 중독에 빠진 남편 때문에 이제 갓 생후 60일된 딸과 함께 굶고 있는 20대 초반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이와 관련 재단법인 '사랑밭 새벽편지'(대표 권태일)는 27일 인천의 홍경희 사회복지사가 제보한 것이라며 23세된 엄마와 생후 60일된 아이의 사연을 이메일을 통해 배포했다.
이 글에 따르면, 인천에서 생후 60일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차연지(23·가명)씨는 두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오빠와 시골의 외할머니 댁에 맡겨져 자라났다. 이후 인천에 올라와 어머니와 함께 살며 학교를 다녔지만 순탄치 못했다. 학교 선생님과 오빠 친구 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이로 인한 정신적 충격 때문에 병원에 6개월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결국 학교를 그만 뒀고, 어머니가 재혼하게 되자 집을 나왔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지난해 남편과 만나 함께 살게 됐고, 지난해 3월 임신하게 돼 지난 1월 딸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믿었던 남편은 일을 하려 하지 않고 게임 중독에만 빠져 돈을 벌어다 주지 않았다. 월세가 밀리고 당장 먹을 것이 없어도 도무지 일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차 씨가 나서 임신한 몸을 이끌고 공장에서 일을 했지만 갈수록 무거워진 몸 때문에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남편에게 "아이 낳기 전 까지만이라도 일을 하면 안 되겠냐"고 사정했다. 그러나 대출을 받자마자 남편은 또 게임의 세계에 빠져들어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현재 차 씨는 대출 이자가 점점 늘어나지만 수입은 없어 딸에게 줄 분유도 못 사는 형편이 됐다. 밥을 해서 냄비에 넣고 끓여서 쌀죽을 만들어 먹이고 있다. 급한 마음에 '일수'에 손을 대 2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날마다 빚 독촉에까지 시달리는 신세다.
결국 차 씨는 아이를 낳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가스가 끊겨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아 냉기가 가득한 집안에서 하루에 컵라면 하나만 먹고 산다. 기저귀 살 돈이 없어 아이의 엉덩이는 짓물렀고, 따뜻한 물이 없어 아기의 얼굴을 씻기지 못해 아이의 얼굴은 까칠하고 차갑기만 하다.

차 씨는 "게임중독의 남편과 헤어지고 싶지만 아이를 데리고 당장 생활 할 곳조차 없다. 너무 힘들다. 춥고 배고프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아이의 얼굴을 볼 때마다 한없이 눈물만 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같은 차 씨의 글이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자 후원하겠다는 이들이 줄을 서고 있다.

현재 '사랑밭 새벽편지' 홈페이지 후원 게시판에는 지난 21일 후원 운동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900여 명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1900여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휴대폰 소액 결제부터 은행 계좌로 수십만 원을 한꺼번에 부쳐준 이들도 많다.

게시판에서 손은희씨는 "정말 남 일 같지 않다. 저도 아기 엄마랑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서 현재 남편을 만나 정말 아기엄마처럼 똑같은 생활을 했다. 아이를 위해 힘내라"며 장난감 등을 보내겠다고 휴대폰 연락처를 남겼다. 유영호 씨는 "아이를 위한 생활의 의지가 정말 일할 의사가 있다면 취업과 살 집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게임중독인 남편을 격리 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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