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타자 되는 과정 그려내… “감칠맛 나는, 조금은 짭조름한 소설을 이제는 쓰고 싶다”
욕망하는 주인공들의 좌절과 상처를 색다른 화법으로 그려낸 단편소설집인 이 책은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나타난 아버지의 여자와 배다른 아들들로 철저히 타자가 되가는 과정을 그린 ‘나는 그라스스네이크’ ▲‘나는 지금 버스를 기다린다’ ▲‘나비에게 전화를 걸다’ ▲‘황사 바람’ ▲‘달팽이의 노래’ 등 10개의 단편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집을 지켜내는 일은 오로지 여성 화자(話者)들에게 주어지고, 그녀들은 언제나 철저하게 홀로 남겨진다. 여성에게 홀로 남겨진다는 건 불안, 우울, 공포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런 내면적 정황은 뱀, 고양이, 나비, 염소, 달팽이, 코끼리, 개 등의 동물에 투영돼 드러나며 현실적 맥락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이 교수는 “달콤 쌉쌀했던 20대의 초상을 이 책에 담았다”며 “앓듯이 쓴 소설들이라 더 부끄럽다. 20대에 쓴 소설들을 추리면서 나를 닦고, 조이고, 가르친다”고 출간소회를 밝혔다. 또 “감칠맛 나는, 조금은 짭조름한 소설을 이젠 쓰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저서는 ▲장편동화 ‘콧구멍 속의 비밀’ ‘머리에서 자라는 풀잎’ ‘내 짝꿍 하마공주’ ‘쓰레기 형제’ ‘빼앗긴 일기’ ‘바람 부는 날에도 별은 떠 있다’ ‘사랑해요 아빠’ ▲동화집 ‘아이야, 별이 되어라’ ▲이론서 ‘소설 창작의 갈등구조 연구’ ‘이준연 아동문학 50년’ 등이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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