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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한번에 '혹'하지만 한방에 '훅'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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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리크루팅에서 사내소통까지
-우수 인력 확보 업무집중 높이기 등 활용 방법 무궁무진
-기업이미지 훼손 등 위험 요소 많아 가이드라인 마련중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올해 대학을 졸업한 정모(25)는 상반기 취업 준비를 앞두고 최근 블로그와 트위터를 꼼꼼히 살피며 자신의 '과거'를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면서 찍은 사진과 실수담 등 사생활, 정부나 기업에 비판적인 트위터 멘션 등이었다. 정씨는 "인사담당자가 트위터 등을 둘러보고 참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그동안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고 말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채용 과정에 변화를 주고 있다. 기업은 제각기 채용 트위터, 페이스북을 마련하고 채용 정보를 실시간 전달하며 구직자들과 직접 소통한다. 구직자들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과거를 지우는 한편 강조하고 싶은 이력을 살리며 SNS을 홍보 수단으로 삼는다.

SNS을 필두로 한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채용 과정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운영방식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이 회사 안팎에서 빈번하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자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 시장조사업체 이지서베이가 직장인 5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10)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SNS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직장에서 SNS를 활용한다는 비율도 절반(50.7%)에 달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조직 운영에 녹여낼지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LG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열린 HR'이라는 보고서를 참고해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어디까지 활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고민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소셜 리크루팅부터 교육, 커뮤니케이션까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다수의 잠재 구직자에게 기업이나 채용 정보를 신속히 퍼트릴 수 있다. 발 빠른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소셜 리크루팅(Social Recruiting)에 나선 상태다.

스타벅스는 채용과정에서 소셜 리크루팅 전략을 활용키로 일찌감치 선언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회사에 대한 정보를 비디오, 사진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한편 잠재적인 우수 인력들이 회사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노린 것.

변화는 교육 방식에도 찾아왔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셜미디어 매체를 통해 업무 정보와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특성상 주입식 교육에 비해 참여의지나 몰입도 측면에서 훨씬 효과가 높은 편이다.

브리티시 텔레콤은 사내 유튜브에 누구든지 학습자료를 등록할 수 있게 했다. 구성원들은 필요한 콘텐츠를 보며 언제 어디서든 배우기만 하면 된다. 위키(WIKI) 방식의 사내 인트라넷에는 누구나 손쉽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또 찾을 수 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현황 조사기관인 멜크럼이 전 세계 2100여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소셜미디어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업무 몰입도 증가(71%) ▲협력관계 증진(59%)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활성화(47%) 등의 효과를 얻었다.

◆도사리고 있는 잠재적인 위험들= 소셜미디어가 인재나 조직 운영방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왔지만, 잠재적인 위험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제나 '중독'이 문제다.

직장인 박모(32)씨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했다. 회사에서도 트위터를 하느라 업무는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고 퇴근 후에도 수시로 확인하느라 생활 리듬은 엉망이다. 박씨는 "잠시라도 트위터를 확인 안 하면 불안해지고 또 어떤 댓글이 달렸을까 궁금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며칠 전 트위터 계정을 삭제해버렸다"고 토로했다.

박씨처럼 끊임없이 SNS를 확인하고 오랜 시간 확인하지 못하면 불안해지는 현상을 FTAD(Facebook Twitter Addiction Disorder)라고 부른다. 소셜미디어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는 식페이스북닷컴은 2010년 전 세계적으로 약 3억5000만명이 소셜미디어 중독을 경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경우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만큼 생산성 저하는 불보듯 뻔하다. 직장에서 페이스북을 허용한 기업의 약 1.5%가 생산성 저하를 경험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뉴클러스 리서치). 일과 사생활의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한다. SNS를 통해 구성원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으나 촘촘하다 못해 빡빡한 네트워크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가는 것도 한 순간이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회사에 대한 불만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표출하는 경우 외부에서 바라보는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기 마련"이라면서 "SNS의 파급력이 큰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확산 움직임= 최근 '양날의 칼'인 소셜미디어의 활용과 관련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자체적으로 공식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곳도 있다.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구성원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등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인텔을 예로 들면, 기업 가치와 연계해 소셜미디어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소셜미디어에 참가할 때 '윤리적으로 성실하게 경영한다'는 회사의 행동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정직한 활동을 장려했다. 코카콜라는 온라인에서 회사를 대변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구성원에 한해 '소셜미디어 인증 프로그램'을 수료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유용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선 경영진과 구성원 사이에 존재하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인식 차를 극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가 알 권리의 대상인지, 혹은 회사의 관리나 점검의 대상이 아닌 사적 공간인지에 대한 의견을 한 데 모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소셜미디어는 이미 채용 뿐만 아니라 조직의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갈수록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인구 수나 방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과 구성원 모두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볼 때"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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