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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꼼짝마’ 특허청엔 145억 잡는 특별경찰이 있다

최종수정 2012.03.06 18:41 기사입력 2012.03.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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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가짜공화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 지난해 2만8589점 단속 …품목은 가방, 브랜드는 MCM 최다

압수한 짝퉁 상품들을 증거물로 보관하고 있는 특허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 창고.

압수한 짝퉁 상품들을 증거물로 보관하고 있는 특허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 창고.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대전시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4동 3층엔 ‘관계자 외 출입금지’란 푯말이 붙은 통제구역이 있다. 일반인들 접근을 금하고 있는 이곳은 특허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약칭 특사경) 본부다. 특사경 대전사무소를 겸한 이곳엔 압류한 짝퉁제품 보관창고와 단속 장비가 있어 보안 과 비밀유지가 필수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은 외부사람들 접근에 신경을 쓴다.

2010년 9월8일 발족된 특사경은 ‘산업재산권 출원 4위인 우리나라의 지재권 보호수준이 낮다’는 평가에 따라 만들어졌다. 특허청 소속의 특사경을 운영하는 건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재권 보호 순위는 2008년 37위, 2009년 33위, 2010년 32위, 2011년 31위다. 무역규모, 국민소득과 달리 세계 30위권에 그쳐 ‘특허선진 5개국(IP5)’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서울 이태원에서 비밀통로로 이어진 짝퉁상품 제조 지하사무실 문을 119소방대원들과 따고 있는 특사경 대원들.

서울 이태원에서 비밀통로로 이어진 짝퉁상품 제조 지하사무실 문을 119소방대원들과 따고 있는 특사경 대원들.

특사경이 하는 일은 2가지다. 유명상표 모방 등 부정경쟁행위와 상표권 침해행위를 중점 단속한다.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팀 소속으로 정부대전청사 안에 대장을 포함한 지원반(5명)이 있고 서울(9명), 대전(4명), 부산(5명)에 사무소가 운영되고 있다.

특사경 대원들 중엔 경찰, 검찰수사관 출신 등 관련업무 전문경력자 10명이 지난해 특채돼 뛰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엔 온라인수사반도 뒀다. 전담수사관들(4명)이 컴퓨터, 디지털 포렌식(Forensics)장비 등으로 사이버상의 짝퉁제품들을 잡아낸다.
지난해 특사경이 잡아낸 짝퉁제품은 2만8589점. 정품시가로 145억원어치다. 이 과정에서 붙잡힌 위조범 139명이 형사입건 됐다. 범죄유형으론 도·소매판매사범 111명, 온라인판매사범 18명, 제조사범 7명, 유통사범 3명이다. 2010년보다 입건된 사람 수는 131.7% 는 반면 압수품은 9.2% 줄었다.

온라인모니터링으로 판매 중지시킨 건 3566건으로 23.4%, 사이트를 폐쇄시킨 건 364건으로 75.8% 늘었다.

짝퉁가방 제조공장. 위조상표를 붙인 완제품과 원단 등 자재들이 보인다.

짝퉁가방 제조공장. 위조상표를 붙인 완제품과 원단 등 자재들이 보인다.


◆위조 상품종류와 브랜드별 적발수량=짝퉁상품들은 유명브랜드의 가방, 옷은 물론 메모리카드, 전기매트 등 생활용품까지 갖가지다.

특사경에 걸려든 품목은 가방이 4158점(전체 압수품의 14.5%)으로 가장 많다. 옷 2751점(9.6%), 전기·전자제품 2480점(8.7%), 장신구 1443점(5%), 신발 1176점(4.1%), 안경 223점(0.8%), 시계 171점(0.6%) 등이다.

브랜드별론 MCM가 4680점(16.4%)으로 으뜸이다. 샌디스크 3179점, 샤넬 2863점, 루이비통 2520점, 구찌 1779점, 레스포색 1181점, 포켓몬 1086점, 루이까또즈 1071점, 프라다 860점, 돌채앤가바나 769점이 뒤를 이었다.

◆위조수법 및 단속사례=위조수법과 단속사례는 다양하다. 외국 유명카메라제조회사인 C사 상표를 훔쳐 쓴 한 사업자는 지난해 가짜카메라배터리를 들여와 팔려다 걸려들었다.

주택가에 비밀제조공장을 차려놓고 유명브랜드를 흉내 낸 가방, 지갑 등 1만1000여점(정품가격 46억원 상당)을 만들어 판 사람도 덜미가 잡혔다. 그는 회사경영이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샌디스크상표를 훔쳐 붙인 메모리카드를 만들어 인터넷 등으로 전국에 유통시키기도 했다.

특사경 요원들이 길거리 가게에서 가짜상표를 붙인 위조상품들을 단속하며 증거물들을 자루에 담고 있다.

특사경 요원들이 길거리 가게에서 가짜상표를 붙인 위조상품들을 단속하며 증거물들을 자루에 담고 있다.


서민들이 쓰는 전기매트에 가짜상표를 만들어 붙여 판 사람도 붙잡혔다. 국내 유명회사 전기매트를 모방한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유통시킨 조모(56)씨 등 2명은 지난해 11월2일 상표법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08년부터 대전시 동구의 한 공장에서 ‘한일’, ‘일월’ 등 유명상표를 훔쳐 만든 전기매트(정품시가 2억5000만원어치)를 인터넷으로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난방 기구를 많이 찾는 동절기에 집중 만들어 팔고 잠적하는 식으로 단속망을 피해왔다.

이들 제품은 애프터서비스가 안 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컸다. 위조품이란 사실을 알았을 땐 이들이 사라진 뒤여서 어디에 말도 못하고 당했다.

박노익 특사경 사무관은 서울 이태원에서 ‘삐끼’(호객행위를 하는 사람)가 손님을 비밀매장으로 끌어들여 명품위조 상품을 팔다 걸린 사례도 소개했다.

2층 매장엔 일반제품을 팔고 비밀통로로 이어진 1층 창고엔 짝퉁을 보관하며 판매장주변에 폐쇄회로(CC)TV까지 가동했다.

제보를 받은 특사경은 소방대원 협조로 판매장 문을 따고 들어가 가짜 루이비통, 사넬, 구찌가방 등 487점(정품시가 13억원어치)을 압수했다. 이어 건물주와 계약관계, 관련자정보 조사로 달아난 사장도 붙잡았다. 서울지방경찰청과 공조,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합동단속으로 얻은 성과다.

비밀창고 등지에서 짝퉁상표를 만들다 특사경 단속팀에 걸려든 현장.

비밀창고 등지에서 짝퉁상표를 만들다 특사경 단속팀에 걸려든 현장.


지난해 8월 서울 도봉동 상가건물지하에 비밀 짝퉁 제조공장을 차려놓고 유명브랜드의 가짜구두를 만들어 팔다 걸려든 경우도 있다.

이곳은 위장이 철저해 현장주변에 주택설비보수 간판이 걸려있고 건물입구에 페인트, 파이프 등을 쌓아 놨다. 게다가 현장조사 때 건물 밖에 CCTV가 작동하고 지하에서 작업기계소리가 들렸다. 쓰레기더미에서 유명상표 원단조각을 본 특사경은 급습해 샤넬구두, 원단, 상표로고금형, 부자재 등 2000여점을 압수했다. 제보로 이뤄진 단속에서 특사경은 위조 상품판매업자 김모(50?남)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밖에 2010년 ▲광주 보험아줌마 위조상품판매 단속(10월1일) ▲남양주시 스포츠의류제조업자 단속(11월27일) ▲명동 짝퉁 비밀매장 사건(11월28일)과 2011년 ▲고양시 짝퉁제조업자 사건(2월8일) ▲칠곡 원단제조업자 단속(3월25일) ▲부산 명품관 모방 전문매장 단속(4월20일) ▲제주 일본인관광객 상대 판매점 단속(5월13일)도 특사경의 정보수집, 추적, 잠복근무, 압수수색으로 얻어낸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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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현기 특사경 대장

판현기 특사경 대장


[인터뷰] 판현기 특허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장

“온라인상 위조 상품유통단속 강화할 것”
조직·인원·예산 확충 절실…변리사 자격증 가진 ‘9급 출신 서기관’ 눈길


“크게 느는 온라인상의 위조 상품유통에 대해서도 형사 처벌수위를 높이는 등 적극 대처하겠다.”

판현기(51) 특허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장은 “올해는 사이버상으로 사고파는 위조 상품들도 적극 잡아낼 것”이라며 “국민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의약품 등의 생활밀착형 기획단속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 대장은 올해 펼칠 과제로 ▲유관기관과의 공조로 위조 상품 단속체제 확립 ▲온라인 위조 상품 유통방지를 위한 민관협력체제 마련 ▲사이버범죄 전문수사인력 양성 ▲대국민홍보 강화를 꼽았다.

그러나 보완돼야할 아쉬움들도 꼽았다. 조직·인원·예산 확충이 그것이다. 독립된 과(課)로 승격시키고 다른 부처와의 업무형평성을 들어 직원 수를 적어도 35명으로 늘려야한다는 견해다. 위조범을 잡기위한 잠복근무, 현장출동이 잦음에도 출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점도 큰 애로다.

올 1월20일 특사경 사령탑에 앉은 판 대장은 1982년 9급 공무원으로 정보통신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1991년 3월 특허청으로 옮겨 인사과, 디자인심사과, 경영혁신본부 인재개발팀, 상표1심사과를 거쳤다. 그는 주경야독(건국대 법대 1988학번)하며 사무관, 서기관으로 승진하고 변리사자격까지 딴 노력파다. 대전=왕성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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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경이 단속과정에서 잡아낸 짝퉁브랜드 상표들.

특사경이 단속과정에서 잡아낸 짝퉁브랜드 상표들.

[위조 상품 가려내는 법]

값 싸고 바느질, 디자인, 색상 엉성
등록상표 일부 도려내 상표외관 일그러뜨려 진품의 불량품, 재고품으로 눈속임


짝퉁상품들의 제조수법이 날로 발달해 전문가들도 가려내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다. 그러나 요령을 알고 꼼꼼히 보면 위조품임을 알 수 있다. 이보격 특사경 부산사무소장이 들려주는
‘위조 상품 가려내는 법’을 소개한다.

먼저 위조 상품외관을 잘 살펴야한다. 겉모습이 진품보다 품위와 질이 떨어지고 허름하게 보인다. 바느질, 디자인, 색상이 엉성한 점도 특징이다. 악세사리 등 부자재결합도 조잡하다.

다음은 제품에 붙은 상표를 잘 봐야한다. 얼핏 진품처럼 보이지만 상표를 교묘히 바꾼 게 많다. 철자를 틀리게 쓰거나 도형상표그림을 약간 달리하는 경우도 많다. 등록상표 일부를 도려내 상표외관을 일그러뜨려 진품의 불량품이나 재고품으로 눈속임하기도 한다.

유통과정에서도 짝퉁은 티가 난다. 유명제품은 상표관리 면에서 면세점, 백화점, 상표권자나 사용권자의 직매장이나 대리점을 통해 판다. 반면 짝퉁은 소매점, 길거리노점, 지하상가 등지에서 판다. 국내에 대리점이 없거나 정식 수입되지 않은 상품이 거래될 땐 짝퉁가능성이 크다. 특히 값이 진품의 10~50%로 싸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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