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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경제학]“연매출 5억원 꽃농사 비결은 소비자 마음읽는 차별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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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경제학 -‘하일꽃농장’ 홍완식 대표의 노하우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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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고 달콤한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로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공유하는 꽃, 연인에게 사랑 고백을 하거나 어버이나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입학이나 졸업을 축하할 때,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선친을 먼저 하늘나라로 배웅할 때 마다 꽃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꽃은 우리의 마음과 정서를 자극하면서 늘 인간과 공감의 주파수를 맞춰온 동반자였다. 1977년부터 30년 이상 꽃과 함께 인생을 살아온 이가 있다. 연간 매출 평균 5억원, 이제는 꽃이라면 눈 감고도 ‘척’이라는 ‘하일꽃농장’ 대표 홍완식씨(57). 그가 삶에서 ‘꽃의 경제학’을 끄집어내기 위해 경기도 이천으로 향했다.

홍완식 대표는 전라남도 화순 출신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서울로 상경해 회사를 다녔는데 월급은 쥐꼬리만했고 숙식 제공도 없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생활비로 쓰고 나니 저축은 언감생심이었다. 집안의 장남에 부모님은 연로하시고, 아래로는 챙겨야할 동생들이 여럿 있었다. 1970년대 홍 대표의 사정은 이처럼 걱정만 가득했다. 그런 와중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꽃이었다.
“당시만 해도 꽃이라는 것은 부자들이나 몇 개 사는 정도였어요. 상권도 종로 중심으로만 이뤄져 있었는데, 이 쪽을 둘러보니 ‘꽃’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도시에서 쌀농사는 못 지어도 꽃농사는 할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면서 평생직업이 됐지요.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는 과정을 직접 해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죠.”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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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이렇게 꽃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1976년도에 시작해 약 2년간 꽃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 후 1978년도 강일동에서 300평 나무 텃밭을 임대해 150평 하우스에서 본격적으로 꽃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초기 자본 90만원으로 온실을 짓고 홍 대표 자신만의 꽃집을 완성했다는 자부심이 꽤나 컸다.

“밥 한 그릇에 50원, 월급이 8000원이었던 시대였어요. 라면 한 박스에 차곡차곡 쌓인 50개 정도의 꽃이 모두 1만 5000원에 팔려나갔죠. 지금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당시에는 꽤 비싼 작물이었던 셈이죠.”
사업은 순조로웠고, 이후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 1만평의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확장하기에 이르렀다. 2000년에는 총 2600평, 내부 1800평의 ‘하일꽃농장’으로 터를 옮겼다. 특히 경기도 이천에서 부도난 온실이 경매로 나와 7억5000만원 정도에 저렴하게 인수하는 행운도 따랐다.

시설비는 3억원 가량 들었다고 한다. 원래 이 정도 규모의 온실을 매입하려면 30억원 정도가 드는데 시운이 따랐는지 저렴한 가격에 기회를 거머쥐었던 것이다. 그는 비로소 넓은 땅에서 꽃 농사를 지을 준비를 갖추게 됐고, 좋은 온실이 착한 가격에 나왔으니 금상첨화였던 셈이다.

“운도 좋았지만 제가 꽃 농사를 지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이같은 기회도 잡을 수 없었겠죠. 설사 온실을 매입했다고 해도 농사를 누가 짓나요? 주인과 매물이 제대로 만나 역사가 이뤄진거죠.(웃음)”

현재 ‘하일꽃농장’에서는 카네이션, 고무나무, 제라늄, 아스파라거스, 일일초, 블랙초크베리, 시클라멘, 베고니아 등 15종의 작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꽃 심어보기와 같은 체험 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작물은 양재동 유통공사 화훼 경매장과 일산 화훼조합 경매장을 통해 판매되며, 카네이션 같은 경우에는 일반 수집상들을 대상으로 유통된다.

주력 상품인 카네이션은 어버이날 시즌에 1억5000만~2억여 원의 매출을 거두는 효자상품이다. 특히 카네이션은 순수익이 무려 50~60%에 이른다. 지난해 연매출은 4억원 정도, 올해는 블랙초크베리 생산을 앞두고 있어 매출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작물 마다 순수익이 달라 전체 매출의 순수익은 40% 정도라고 게 홍 대표의 귀띔이다. 연간 수익이 얼추 잡아도 1억6000만원이어서 웬만한 대기업 임원 부럽지 않다고 한다. 갑자기 성공 노하우가 더 궁금해졌다.

“제일 중요한 것은 돈보다 내 자신이 할 수 있다는 희망, 즉 ‘기술’을 갖는 것이예요. 돈 버는 건 잠깐 이지만 기술은 평생을 가잖아요. 자기만이 가져갈 수 있는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작물기르는 수업 과정을 이수했고, 꽃 장사를 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직접 파악하느라 많은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듣고 나름대로 공부도 했지요.”

홍 대표는 경영 마인드도 남달랐다. “시대가 변하는 대로 따라가야 합니다. 그런 노하우와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죠. 가장 먼저 소비자의 생각을 꿰뚫고 읽고 이해해야 합니다. 내가 좋아서 작물 기른다 해도 소비자가 관심없어하면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잖아요, 그야말로 끝장나는 것이죠. 허허허....”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아들 해수(28)씨가 홍 대표의 가업을 물려받을 예정이다. 또한 딸은 정원기사,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해 원예강사로 농장에 교육장을 설립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모든 식구가 꽃농장에서 꽃처럼 아름다운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의 한구절이 떠올랐다.

"‘어렵다’ ‘힘들다’라는 부정적인 말보단 ‘즐겁다’ ‘재밌다’는 말을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니 언제나 제 인생은 ‘꽃’처럼 환하지요.” 홍 대표의 얼굴에서 예쁜 꽃봉우리들이 하나 둘 만개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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