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한 게 너무 많아 열거도 못해"…팔 비틀기 요금인하로 시장만 혼선
13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의 지난 4년간 행적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높아만 가고 있다. 통신 업계의 고위 임원은 "잘못한 일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평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이 말은 방통위로선 굴욕적이다. 이는 객관적인 수치로도 잘 드러난다. 방통위 출범 전 3위였던 '한국 IT 경쟁력 지수'는 2008년 8위, 2009년 16위, 2011년 19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정부 업무 평가에서도 꼴찌 등급을 받았다.
통신 정책도 철학 부재에 갈팡질팡 중이다. 통신사의 팔목을 비틀어 요금 1000원을 인하했지만 국민들에겐 체감효과가 없고 이통사들의 매출에만 타격을 줬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도 갑자기 속도를 늦추고 있다. 4월까지 사업허가와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지 않겠다며 진입 장벽을 높인 것이다. 제4이통사 출범이 까다로워지면서 사업자간 경쟁에 따른 요금 인하 효과는 요원해졌다는 지적이다.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와이브로 기술도 나몰라라 하면서 '이통시장의 계륵'으로 전락했다. KT와 삼성전자간 스마트TV 격전에서는 KT에만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무능력을 드러냈다. 세계 통신시장의 주력주파수인 700㎒도 원래 이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활용 안 했던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납 거부를 설득하지 못하고, 이통사들에게 일부만 분배키로 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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