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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지망생 '양현석' 회사에 줄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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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삼국지' 누가 천하통일 할까

연초부터 K-POP 관련 주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유상증자 발표를 전후로 주춤하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주가가 1월 30일 하루에만 12% 가까이 폭등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주가 또한 상장 이후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 5000억원에 바짝 접근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시가총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
보통 유상증자나 대주주의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주가가 고점에 근접했다고 여기고 급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K-POP 관련주들의 주가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화두가 됐던 K-POP 열풍이 올해 본격적인 이익 회수기로 접어들고 당분간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업황이 긍정적이라고 하더라도 반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주가가 300% 이상 급등한 것은 분명 과열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K-POP 관련 상장 3개사 오너의 리더십 스타일과 기업문화를 살펴보고 투자적인 관점에서 어떤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을지를 점검해보자.



1. SM : K-POP의 대부



SM을 설립한 이수만 회장은 국내 최초로 스타육성시스템을 체계화한 경영자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부다.

캐스팅·트레이닝·프로듀싱·마케팅으로 이어지는 4단계에 각각 위치한 SM 내부의 최고 전문가들은 대중이 좋아할만한 문화상품을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스타육성시스템의 근간이다.

이수만 회장을 SM 내부 소속가수들이 부르는 호칭은 '선생님'이다. 이 호칭은 워낙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거니와 연습생 시절부터 발굴해서 성장시켜준 데 대한 존경의 표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외부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이수만 회장은 가부장적인 리더, 때로는 조직의 보스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일례로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그룹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와의 끊임없는 소송과 견제도 보스의 허락없이 조직을 배신하고 떠난 조직원에 대한 징계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무명의 연습생을 시간과 투자를 통해 스타로 만들었는데, 원래 계약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간 스타들을 그대로 둔다면 다른 스타들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는 추측에서 기인한다. 그만큼 이수만 선생님의 영향력은 크다.

SM은 아시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야심차게 키웠던 SM 1호 가수 현진영이 마약 파문으로 물러나자 10대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기로 마음먹고 HOT, 신화, SES 등을 키워냈다.

이후 HOT로 한류의 가능성을 확인하자 만 13세 나이의 보아를 발탁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기획하고 키워냈다.

소송과 계약만료 등으로 소속사를 떠난 연예인들이 늘어났지만 강력한 문화상품을 만들어내는 SM의 엔터테인먼트 스타양성시스템은 갈수록 진화했는데 그 정점이 소녀시대라 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성상 연예인이 뜨기 전까지는 기획사가 갑이지만, 막상 연예인이 뜨고 나면 상황은 반전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SM은 장기계약을 맺은 후 연습생 시절부터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선발된 10명 전후의 인원으로 대형 아이돌그룹을 만들면서 기획사의 파워를 더욱 공고히 해왔다.

노래 하나에 기껏해야 한두 소절을 부르는 멤버는 그룹 내에서 주어진 역할을 할 뿐이지 전체를 좌지우지하기는 힘들다.

멤버가 특히나 많은 슈퍼주니어가 소속사와의 분쟁 및 군입대 등으로 한경, 강인, 기범, 희철 등 4명의 멤버가 빠졌지만 별 문제없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SM이 지향하는 인재상은 엘리트다. 노래와 춤은 물론이고 어학, 무대매너, 심지어 연기와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까지 연습생 시절부터 꼼꼼하게 교육받다보면 데뷔했을 때는 이미 단점이 거의 없어진 프로가 되는 것이다.

'칼군무'로 표현되는 절도있고 화려한 소녀시대의 군무는 SM다운 엘리트주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SM의 PBR은 8.8배다. 시가총액이 회사 순자산가치의 8.8배에 달한다는 얘기다.

SM과 비슷한 순자산 1000억 전후의 중소기업들 중에 PBR이 1에도 못 미치는 기업이 많고, 대형주라 하더라도 PBR이 3을 넘어가기 힘든 것을 감안하면 SM은 화제의 인기 종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기준 순이익을 감안한 PER도 50배에 이르는데, 보수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SM의 현재 주가 수준은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SM의 주가가 그리 비싸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들도 존재한다.

SM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일본 로열티 수익이 2011년 250억원 수준에서 2012년도에는 6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로열티는 대부분이 회사의 순이익으로 직결된다.

그 외에도 한류에 따른 잠재시장의 확장, 스마트폰의 확대로 인한 디지털 음원 시장의 확대, 종편 출범으로 인한 인기스타의 수요 증가 등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요인이다.

SM은 해외 수수료 매출이 활동 후 6개월 정도 뒤에 정산되는 특성상 순이익 추정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현재 SM의 주가는 애널리스트들의 2012년 예상 실적 기준 PER 15~20배에 거래되고 있어, 고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치고는 비싸지 않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2. YG : 한국의 구글 + 가족



SM과 JYP가 설립자 이름의 약자인 반면 YG는 별명의 약자다. 양현석 사장이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던 시절 별명이 ‘양군’이었는데 YG는 이를 뜻한다.

YG는 흔히 들어가기보다 나오기가 힘든 회사로 불린다. SM이 감히 보스의 뜻에 반해 무단이탈하기 힘든 분위기인 반면, YG는 패밀리 의식이 강하고, 소속 연예인들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복지가 훌륭하기 때문에 제 발로 나오기가 아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속 연예인들의 충성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존속률'이란 것이 있는데, YG는 이 비율이 78%로 경쟁사들 중에서 가장 높다.

일례로 YG에서 데뷔한 지누션과 원타임은 15년 가까이 소속사에 남아서 현역 가수가 아니지만 작사, 작곡, 제작, 홍보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 외에 세븐, 빅뱅도 장기계약 중이거나 재계약에 성공하는 등 소속 연예인들의 충성도가 강하다는 증거가 많다.

소위 '떴다'하는 연예인들이 계약기간을 끝나기만을 기다려서 이적하거나 스스로 소속사를 차리는 것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



가수지망생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 여론조사에서 YG가 규모가 더 큰 SM을 제치고 1위로 오른 이유는 소속 연예인 개개인을 존중해주는 문화와 탁월한 복지 때문이다.

YG의 복지는 구글에 비유되기도 한다. 양화대교 부근 강변에 직접 사옥을 짓고, 호텔 수준의 휘트니스 시설에 손맛 좋은 요리사를 스카우트해서 레스토랑 수준의 식사를 제공하고, 24시간 과일을 제공하는 등 대기업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복지시스템을 갖고 있다.

또한 양현석 사장은 소속 연예인들의 스케줄을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방송국 PD들 사이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이기도 하다.

다른 기획사들이 홍보에 가장 효과가 큰 가요프로그램 출연을 위해서라면 예능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데 비해, YG는 오히려 방송출연을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다.

또한 연예인이 원하지 않는 스케줄을 가능한 잡지 않는다. 소속가수들의 건강과 다음 무대를 위한 재충전 때문이라는데, 이는 양현석 사장 특유의 패밀리 경영 철학에 기인한다.

개그맨 정형돈이 공개적으로 YG에 들어가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서 화제가 됐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YG가 지향하는 인재상은 개성과 자유로움이다. SM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절도 있는 군무를 추구한다면, YG는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면서 노는 모습을 연출한다.

개개인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구성하고, 팬들의 공감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또한 빅뱅의 대성이나 2NE1의 공민지처럼 기존의 아이돌 그룹에서는 보기 힘든 개성있는 외모를 가진 멤버도 과감하게 발탁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YG가 추구하는 것은 팬시상품이 아니라 아티스트라는 차별점도 부각시켰다.



YG의 재무제표는 모범생 그 자체다. 매출과 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직상장에 성공한 덕분에 공모자금 420억원도 고스란히 회사로 유입돼 기존 보유분과 합쳐 6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투자자들에게는 매력 포인트다.

반면 YG의 약점은 매출의 편중이다. 빅뱅과 2NE1에 매출이 지나치게 집중돼 대성의 교통사고나 지드래곤의 대마초 파동 등 주요 소속 연예인에게 돌발 악재가 발생해 활동을 못할 경우 매출과 이익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탄탄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순자산가치의 7배에 가까운 시가총액과 경쟁사에 비해 일본, 미국 등 글로벌 네트워크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 또한 투자에 앞서 점검해봐야 할 부분이다.

3. JYP : 박진영 그 자체

SM이 이름, YG가 별명의 약자인데 반해 JYP는 유일하게 풀네임을 뜻한다. 회사명을 꼭 언급하지 않더라도 JYP는 박진영 PD 그 자체다. 심지어는 소속 가수의 노래 여기저기에 JYP라는 말이 들어간다.

게다가 이수만 회장이 가수에서 완전히 은퇴한 상태에서 기획사를 시작했고, 양현석 사장 또한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이후 다시는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박진영 PD는 다르다.

그는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이 만든 곡에 맞춰 노래하고 춤춘다. 그만큼 박진영 PD는 JYP라는 법인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한다.

다른 소속사의 가수들에게서는 오너의 모습이 그리 연상되지 않지만 유독 JYP소속 가수들에게서는 박진영의 모습이 강렬하게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색 꿈'으로 데뷔한 여고생 가수 박지윤을 '성인식'이라는 노래가 기억나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던 것을 필두로 GOD, 비, 원더걸스, 2PM, 미스에이 등은 모두 박진영이 타이틀곡 대부분을 직접 작사, 작곡하고 안무를 짰다.

대중이 뭘 좋아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아는 오너 덕분에 JYP는 히트작을 만들어내는 승률이 높다. 하지만 박진영이라는 걸출한 프로듀서의 존재는 JYP 소속 가수들이 독자적인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박진영의 이런 프로듀서로서의 욕심은 소속 연예인들의 존속률이 대형 3사 중 가장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다.

탁월한 프로듀서의 그늘에서 성공을 이뤘지만 정작 스타가 된 이후에는 그 짙은 그늘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에는 독립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JYP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재무제표가 매력적이지 못하다. 이는 정문으로 걸어 들어와 공모자금을 확보한 SM, YG와는 달리, 우회상장을 위해 비의 소속사였던 제이튠엔터텐인먼트를 인수한 뒤 아직 합병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티스트들의 미국 진출을 간절히 소망하는 박진영의 고집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초 박진영은 트위터에 "나와 원더걸스가 미국시장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JYP는 돈을 훨씬 더 많이 벌어 나는 몇백 억대의 부자가 됐겠고, 원더걸스는 한국에서 지금보다 더 인기가 많았겠죠. 그러나 우린 바보같이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하러 떠났다"고 적었다.

텔미, 소핫, 노바디 등 복고풍의 후크송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던 JYP의 에이스 원더걸스를 미국으로 보낸 것은 원더걸스 팬 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어느 정도 검증된 시장인 일본이 아닌 미국을 선택한 것도 그랬고, 현재 인기절정인 스타를 거의 풀타임으로 외국무대에 보낸다는 것도 무모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재무제표상 막대한 기회비용을 초래한 건 투자자로서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JYP의 시가총액 1947억원은 장부가로 보나 회사의 수익성으로 보나 세 회사 중 가장 고평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시가총액이 작은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많이 나와있는 SM이나 YG와는 달리, JYP는 참고할 리포트조차 거의 없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현 상태로는 회사에 대해 뭔가 코멘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현 주가는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박진영 PD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JYP에 투자를 고려할 때는 향후 합병비율 및 도전장을 던진 미국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주의깊게 관찰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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