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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낭비 나몰라'..지자체, '명품 피아노'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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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고가 피아노 '큰손'
올 구입 80%가 2000만원 이상...예산 낭비 비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전라남도 순천시는 지난달 문화건강센터 다목적홀에서 사용할 피아노를 구입하기 위해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를 올렸다. 공고가격은 6325만원. 야마하 그랜드피아노 'S-6' 1대를 구입하는 비용이다.
경기도 광주시 역시 지난 7월 문화스포츠센터에 비치할 그랜드 피아노 1대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입찰가격은 2억8300만원으로 광주시는 야마하 피아노를 희망한다고 공고했다.

지방자치 단체들이 피아노 조달 시장을 통해 구매하는 그랜드피아노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예산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야마하 등 일본 피아노 브랜드를 고집해 국산 업체들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올라온 상반기 그랜드피아노 입찰공고 14건을 분석한 결과, 1대당 2000만원 이상인 고가 피아노 공고가 11건으로 80%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스타인웨이 2건, 카와이, 1건, 야마하 9건 등으로 일본 브랜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야마하는 전체 공고 중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내 악기업체 관계자는 "야마하 등 일본 브랜드를 선호하는 모습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며 "우리는 입찰을 해도 낙찰이 안된다. 지금까지 이의도 제기해 봤지만 소용 없었다. 지금은 자포자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입찰공고를 낸 지자체들은 피아노의 품질을 검토해 객관적으로 공고를 냈다는 입장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입찰공고를 내는 피아노 브랜드는 문화회관 내 심사위원들이 품질과 성능을 검토해 정한다"며 "세금으로 피아노를 구매하는 데 수준낮은 제품을 살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달 초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 C-7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가는 2690만원이었다.

피아노 입찰공고에 응해 낙찰받아봤다는 한 업체는 "삼익악기나 영창악기 등 국내 브랜드로 입찰하면 낙찰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며 "같은 스펙이면 국내 브랜드의 가격이 절반 정도로 저렴한데 굳이 예산낭비를 할 필요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피아노는 조율사 등 관계자의 주관이 매우 강하게 개입되는 악기"라며 "일본 브랜드를 선호하는 건 일종의 관습인 만큼 지자체 자체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현재 상황이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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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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