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베트남전에 공군조종사를 파병했다는 문서가 공개됐다. 문건에는 규모와 절차까지 포함돼 공식적인 확인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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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공개한 베트남인민군(PAVN) 자료에 따르면 1966년 9월 21일 당시 베트남 중앙군사위원회는 북한이 제의한 공군부대 파병에 대해 논의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 최강 인민군 총참모장과 베트남 보 구엔 지압장군은 회의를 주재하고 북한군과 베트남군의 지휘체계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로 불린 북한 공군 부대의 참전에 대해 합의했다.
모두 6개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은 1966년 10월말부터 11월까지 북한군이 베트남군 미그17 중대에 `스페셜리스트'들을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파병하는 것이 주내용이었다. 또 북한의 스페셜리스트 중대는 베트남 공군사령관의 지휘를 받으며, 기술지원 등은 베트남군이 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합의문에는 이와 함께 북한군의 거주시설, 생활물자, 수송장비, 의약품 지원과 함께 보상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중앙군사위 보고서는 언급했으나 이에 대해 상세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우드로윌슨센터가 냉전시대 북한 비밀문건을 발굴해 영어로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위해 진행 중인 `북한 국제문서 연구사업(NKIDP)'의 일환으로 이달초 공개한 이 문서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으로 베트남전 전문가인 멀 프리비나우가 작성했다.
베트남어 전문요원으로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던 프리비나우는 보고서에서 "북한군의 베트남전 참전 역사는 베트남군 역사서 등에 일부 나와 있으나 구체적인 규모와 구성, 활동 등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된 베트남인민군 회의자료를 통해 베트남군이 당시 미군의 공중폭격에 맞서기 위해 북한군이 제안한 파병 요청을 공식적으로 논의, 승인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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