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돋친 그 패스트패션 현장 직접 가보니···
-가격 대비 품질 만족··알뜰 구매족 몰려
-계산대 줄서서 10분··한산한 이웃 매장과 대조
-패션감은 좀 떨어져서 속에 받쳐입는 옷으로 각광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막입기 좋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유니클로 매장, 검정색 겨울코트를 입어보던 한 젊은 남성이 친구들에게 말했다.
쇼핑을 나온 20대 남매는 3만원대 고무줄 청바지를 신기한 듯 살펴봤다. 누나가 동생에게 "이 옷 어떤 것 같냐"고 물어보자 동생은 "가격대비 품질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휴가를 나온 군인 아들을 데리고 쇼핑을 온 50대 남성은 "아들 두 명이 다 군대에 있는데 날씨가 추워져서 방한용품을 좀 사줄까 해서 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서민들이 입기 딱 좋은 옷"이라면서 "우리는 입어서 좋으면 됐지 브랜드에 크게 신경을 안 쓴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기본 티셔츠 가격이 1만원대 미만, 패딩점퍼 가격도 10만원을 넘지 않았다. 보온기능이 있는 히트텍 제품은 2만원대 미만이다.
가격면에서 타 브랜드와 비교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의 제품들만 취급하다보니 패션성에서는 상당히 취약했다.
유니클로 매장에서 친구와 함께 쇼핑을 즐기고 있던 한 20대 여성은 "유니클로는 겉옷으로 입기에 예쁘지는 않다"면서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속에 입기는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유니클로 매장은 계산대에서 1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계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이 넘쳐났다. 매장 직원은 "손님 한 분이 히트텍을 23개나 사가셨다"며 혀를 내둘렀다.
패스트패션이 밀집한 명동거리. 또 다른 패스트패션 매장인 자라(ZARA)는 유니클로 매장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손님이 적었다.
손님은 20~30대 여성들이 주를 이뤘다.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꽤 눈에 띄었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사람들은 적어 계산대는 한산했다.
자라 매장의 코트 한 벌 가격은 약 30만원대, 캐시미어 셔츠 가격도 20만원대에 육박했다. 디자인은 명품 브랜드 못지않게 세련된 제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쇼핑을 온 고객들은 "품질은 보증할 수 없는 것 같다"면서 "2년 입으면 오래 입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친구와 쇼핑을 온 한 30대 여성은 "자라나 H&M 등 SPA는 가격이 싸면서도 유행을 빨리 따라갈 수 있어 자주 사 입는다"면서 "하지만 계속 가격이 15~20% 정도 오르고 있어서 이제는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20대 여성은 "SPA는 잘 고르면 대박인데 못 고르면 핏이 엉망이다"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안 맞는 디자인이 많아 주의해서 골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자라 매장에서는 남편과 부인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부인이 "싸다"면서 구두를 구매하려하자 남편이 "별로다. 백화점에서 사라"면서 끌고나가다시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명동시내는 쇼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자라, 망고 등 국내 진출 초기보다 가격이 부쩍 오른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인기는 한풀 꺾인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망고 매장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TNGT, 코데즈컴바인 등 한국형 SPA 매장 역시 손님이 붐비지는 않았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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