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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완치, 더이상 기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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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완치, 더이상 기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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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간암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간암은 아주 특별한 암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한 번 나빠지면 돌이킬 수 없는 간. 이식이 아니면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간암. 대부분 이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백승운 삼성암센터 간암센터장(사진)과의 1시간 반에 걸친 인터뷰는 간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백승운 교수 : 1982년 서울대의대 내과를 졸업하고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과 함께 합류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연구소장을 거쳐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대한간학회 총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백승운 교수 : 1982년 서울대의대 내과를 졸업하고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과 함께 합류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연구소장을 거쳐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대한간학회 총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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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할머니 한 분이 찾아오셨는데 4기 간암이었죠. 폐로 전이가 왔고 간경화도 심한 상태였습니다. 3개월도 못 사실 것 같았어요. 의사로서 아무 것도 해줄 게 없었던 거죠."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간암은 이렇듯 말기에 발견되는 일이 흔하다. 지금은 많은 치료법이 개발됐지만 10년전만 해도 4기 간암은 그저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세 달 후 다시 오셔서 검사를 해보니 그 많던 폐 쪽 전이가 말끔히 없어진 거에요. 물론 아무 치료도 받지 않았죠. 면역시스템이 저절로 암을 이긴 거예요. 그렇게 5년간 사시다가 재발이 와서 고주파 치료를 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오시는데 10년 넘게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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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간암의 길목을 막아서다
"풀만 먹다보니 암이 사라졌다.", "지리산에서 원시인처럼 1년 지낸 후 완치됐다." 이런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백 센터장에 따르면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기적 같은 '성공사례'가 흔한 종류다. 면역기능이 회복되면 스스로 관해(寬解, 증상이 감소한 상태)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 백 센터장이 경험한 '극단적인' 예는 꽤 많았다. 폐 전이가 온 환자에게 먹는 항암제를 썼더니 22개월만에 종양이 모두 사라진 이야기 등 의사들도 '희한하다'고 무릎을 칠 만한 그런 일들이다.

그렇다고 간암을 무조건 '운'에 맡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충분히 '예측 가능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선별검사'라는 매우 독특한 접근방식에 있다.

◆"간암이 사라지고 있다"

위암을 예로 들어보자. 조기발견을 위해선 일정 나이가 된 모든 국민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간암은 특별히 위험한 집단이 있고, 이들에게만 선별적인 검사가 이뤄진다.

간암은 정상간을 가진 사람에게서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BㆍC형간염환자, 간경화 환자가 간암으로 발전한다. 이들은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는다.

이런 '선별검사'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적극적으로 시행된다. 두 나라의 간암 예후가 좋은 이유다. 간암의 길목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조기발견에 도움이 되고, 간암이 생기더라도 '간기능이 건강한' 상태에서 발견하므로 치료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백 센터장은 "간암치료에 결정적인 사건은 간염치료제(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이다. 모든 환자들이 이 약으로 간을 관리하기 때문에 간부전(간기능이 저하된 상태)을 가진 간암환자가 감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간부전이 오면 수술이 불가능하고 여러 치료방법에도 제한이 따른다. 간염치료제가 일반적이지 않을 때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았던 이유다.

그는 또 "선별검사와 간염치료제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간암은 갈수록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현재 발생 3위인 간암은 조만간 6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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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포기하면 안 되는 또 다른 이유

최후의 방법인 '간이식'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간이식으로 인한 사망률은 현재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다(약 1%). 각종 면역억제제의 개발, 수술 후 관리법 향상도 간암을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만들었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여기에 또 다른 무기가 하나 더해질 가능성이다. 현재 유일한 간암치료제인 '넥사바'를 뛰어넘는 항암제가 개발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백 센터장은 "이 약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나오면 간암치료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그 치료법이 완벽하게 표준화 된 분야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치료를 잘 따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간암환자의 영양관리

간은 소화ㆍ흡수된 음식물을 체내 필요한 성분으로 바꾸어주는 기관이다. 간질환이 생기면 영양소 대사, 소화, 흡수기능이 저하돼 영양불량이 되기 쉽다. 또 간암을 치료할 때(간동맥화학색전술, 고주파열치료, 방사선치료, 전신적 항암요법 등) 입맛이 변할 수 있고 메스꺼움,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간암환자에게 영양 측면에서 제한은 별로 없다. 다만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한약, 양약 포함)은 매우 주의해야 한다. 술을 피하는 건 기본이다. 항바이러스 약물이 필요한 사람도 반드시 복용법을 지켜야 한다. 지방간이 되면 악영향을 주므로 되도록 고지방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극단적으로 피하라는 게 아니라 '적정 체중'을 유지할 정도의 건강식이면 된다.

#식사법=충분한 영양섭취가 중요
-어떤 식품도 한 가지만으로는 모든 영양소를 얻기 힘들다. 탄수화물ㆍ단백질ㆍ지방ㆍ비타민ㆍ무기질 등 영양소가 함유된 다양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건강기능식품이나 민간요법은 기본적으로 피하되, 정 섭취를 원할 경우 의사와 반드시 상의한다.

#특별한 조절이 필요한 경우
1)복수가 동반된 경우: 싱겁게 먹는 게 필요하다(저염 식사).
2)간성 혼수가 동반된 경우 :어육류 등 단백질 식품을 제한한다(저단백 식사).
-회복된 경우에는 점차 단백질 섭취량을 늘린다. 간성 혼수 발병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육류보다는 생선ㆍ두부ㆍ콩류ㆍ계란 같은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적당량 섭취한다.
3)당뇨가 동반된 경우 : 단 맛이 나는 식품의 섭취를 제한한다(당뇨 식사).
-단당류(설탕, 꿀, 사탕 등) 섭취 및 필요 이상의 과식도 혈당상승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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